[대구시장 민심 르포] 선거 막판까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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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같은날 중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 전두성 기자
왼쪽 사진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같은날 중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 전두성 기자

시사위크|대구=전두성 기자  “비슷비슷”, “막상막하”. ‘6·3 지방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의 대구시민들이 바라본 대구시장 선거 분위기였다. 그간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며 국민의힘 초강세 지역이었던 대구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나서며, 선거 막판까지 혼전 상황을 이어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김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시민과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시민들 사이에선 ‘지지 이유’가 명확히 갈리기도 했다. 김 후보 지지자는 ‘대구 발전’과 ‘인물론’을 강조했고, 추 후보 지지자는 ‘보수 자존심’과 ‘민주당 견제’를 언급했다.

◇ “발전 위해 바꿔야” vs “보수를 지켜야”

31일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만난 80세 여성은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고향 사람이라고 거기로 쏠리고, 어떤 사람들은 국민의힘이라고 해서 (추 후보로 쏠린다). 그래서 지금 (판세가) 비슷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했다. 과거엔 무조건 보수 정당 후보를 택했는데, 현재는 김 후보가 나서며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중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70세 남성도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했다. 이 남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 후보를 지원하며 결과를 더욱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후보가 월등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와서 (추 후보가) 역전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불로전통시장에서 족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도 선거 판세에 대해 ‘막상막하’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엔 바꿔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김부겸 씨는 좋은데 (민주)당때문에 국민의힘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여성은 사전투표에서 추 후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는 “(국회의원) 수가 비슷해야 싸움이 되는데, 민주당이 (의원이) 많다”며 "싸움이 안 되니, (세력이) 비슷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민들이 31일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 전두성 기자
대구시민들이 31일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 전두성 기자

이처럼 대구시장 선거가 막판까지 ‘안갯속’으로 흐르는 가운데, 김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시민은 ‘대구 발전’을, 추 후보를 지지한다는 시민은 ‘보수 자존심’을 강조했다.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현모(65·남성) 씨는 김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밝히며 “대구 발전을 위해서도 한번은 바꿔줘야 한다. 뭔가 새로운 도약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공약을 보고 고민하고 있다는 시민도 있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지금 공약 같은 것을 보면 김 후보를 찍어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옛날엔 보수를 지지했지만, (이제는) 잘하는 사람을 찍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추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한 시민은 ‘보수 자존심’을 강조했다. 동구 신천동에 거주하는 76세 여성은 추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밝히며 “그래도 아직까진 대구는 보수를 지켜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잘하지만, 아직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박중성 씨(43·남성)는 사전투표에서 추 후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부터 김 후보보다 추 후보가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문시장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정치인들 보기 싫다”고 말했다.

◇ ‘대통령 호흡’ 내세운 김부겸, ‘보수 총결집’ 나선 추경호

이러한 상황에서 김 후보와 추 후보는 각각 대구 전통시장을 찾으며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김 후보는 ‘대통령과의 호흡’을 내세우며 대구 발전을 강조했고, 추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서문시장을 찾아 ‘보수 총결집’에 힘을 쏟았다.

이날 오후 지지자가 선물로 준 밀짚모자를 쓰고 불로전통시장을 찾은 김 후보는 “아직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대통령하고 사사건건 맞서면 대구시정은 답이 안 나온다”며 “정치투쟁은 여의도 (국회)에 있는 국회의원들한테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야당보다 여당 후보를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 후보는 “저 김부겸 이번에 쓰시면 딱 이다. 김부겸을 써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본 투표 전까지 선거 전략에 대해 “‘이번에 변화의 계기를 만드느냐, 이대로 대구가 주저앉아도 좋으냐’에 대해 시민들한테 계속 진지하게 여쭤볼 작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불로전통시장엔 김 후보를 보기 위해 일부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한 남성은 김 후보에게 ‘대구 한번 바꿔주이소’라고 요청했고, 지지자들은 김 후보가 발언을 할 때마다 ‘김부겸’을 연호했다. 또 자동차 창문을 내리고 김 후보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화이팅’이라며 응원하는 시민도 보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전두성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전두성 기자

김 후보가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면, 추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서문시장을 찾으며 ‘보수 총결집’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추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건 지난 23일 북구 칠성시장을 찾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후 서문시장엔 박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려들었다. 경찰은 혼잡상황이 심해지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며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오후 4시경 박 전 대통령이 서문시장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은 ‘박근혜’를 연호했고, 지지자들은 꽃다발은 선물하기도 했다. 이후 시장을 다니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박 전 대통령은 추 후보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저는 추 후보를 대구경제를 살리는 데 적임자라고 믿고 있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추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시면 우리 추경호는 대구경제 살려서 여러분께 보답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추 후보도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를 당부한 것을 언급하며 “서문시장 상가도 어렵고 대구경제가 어렵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험을 살려서 대구경제를 확실히 살리고 서문시장 경기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며 서문시장이 북새통을 이루자, 일부 시민들은 ‘누구를 위한 선거냐’, ‘좀 비키라’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판하자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전직 대통령을 현실 정치판에 끌어들이게 옳은가에 대해서 달리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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