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의 후폭풍이 신세계그룹 오너가의 직접 사과에도 불구하고 관가와 금융권 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공공성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 기관과 은행들이 평판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일제히 스타벅스 상품권과 쿠폰을 마케팅에서 배제하는 ‘손절’ 움직임에 돌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역사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논란이 된 스타벅스 대표를 즉각 해임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5월 단체와 시민사회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광주은행 물꼬 트자 시중은행 연쇄 반응… “스벅 쿠폰 바꾸자”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그동안 예·적금 가입, 카드 이용, 앱 이벤트 등 고객 마케팅의 대표 경품으로 활용해 온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타사 브랜드로 대체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곳은 지방 금융권이다. 광주은행은 지난 20일 본점 각 부서와 지점에 스타벅스 제품 및 상품권 지급 행사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의 내부 지침을 공지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이벤트가 5·18 정신을 훼손하고 지역민에게 상처를 안긴 만큼 지역 정서를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대고객 이벤트의 경품을 스타벅스 쿠폰에서 타사 커피 쿠폰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 역시 모바일 플랫폼 NH올원뱅크에서 진행하던 승부 예측 이벤트의 경품을 기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에서 투썸플레이스 상품으로 변경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기존 계약 건에 대한 즉시 해지는 어렵지만, 향후 신규 프로모션에서는 사회적 인식과 고객 반응을 고려해 스타벅스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법무부도 대검에 점검 지시… 정치권·시민사회 불매 확산
정부 부처 역시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 상품의 검찰청 내 예산 구입과 활용 현황을 점검하도록 대검찰청에 전격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측은 "해당 상품을 활용한 설문조사, 공모전, 이벤트 등의 현황을 점검하도록 한 것"이라며 "개인 구매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사정기관 내부 예산 집행에서 스타벅스를 배제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앞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도 지난 21일 SNS를 통해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로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 코리아에 깊은 유감과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책임 있는 모습을 촉구했다. 보훈부는 최근 수년간 자체 행사에서 사용된 스타벅스 상품권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당분간 사용을 금지하는 내부 지침을 하달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민주주의 가치를 가볍게 여긴 기업의 상품은 정부 이벤트에서 제공하지 않겠다며 공공 부문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의 규탄 목소리도 최고조에 달했다. 광주시의회는 22일 전체 의원 명의의 성명을 내고 “광주 시민에게 ‘탱크’는 국가폭력의 상징이자 군홧발의 비극적 기억”이라며 무기한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시의회는 형식적인 사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며, 해당 이벤트의 기획·검토·승인 전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와 관계자 전원에 대한 인적 문책을 요구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마케팅이 금융사의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아무리 대중적 선호도가 높은 소액 경품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역사 왜곡 이슈와 엮일 경우 평판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당분간 스타벅스 기피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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