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아이디어 자체가 곧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20세기 중후반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새로운 언어를 구축하며 현대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장 솔 르윗(Sol LeWitt, 1928–2007)의 예술 세계가 서울 용산에서 거대한 규모로 펼쳐진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오는 9월 현대미술 기획전 〈Sol LeWitt: Open Structure〉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솔 르윗의 다채로운 작품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혁신적으로 평가되는 솔 르윗은 "예술의 가치는 육체적 노동이 아닌 '아이디어(Concept)'에 있다"는 개념미술의 핵심 정의를 내린 인물이다. 솔 르윗은 작가가 물리적으로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작가가 남긴 지시문(instruction)에 따라 제3자가 이를 실행함으로써 작품이 완성되는 독창적인 방식을 확립했다. 창작의 주체와 작품의 성립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그의 작업은 오늘날까지 동시대 미술 담론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으며 개념미술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교과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솔 르윗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장르는 바로 벽에 직접 그리는 월드로잉(Wall Drawing)이다. 그는 종이나 캔버스를 쓰지 않고 극단적인 평면성을 얻기 위해 굳이 갤러리 벽면을 선택했다. 종이가 가진 아주 미세한 두께마저도 진정한 평면 드로잉을 방해한다고 봤다. 특히 그의 벽화들은 전시 기간이 끝나면 전부 흰 페인트로 칠해져 파괴(삭제)되는 '일회성의 미학'을 지닌다. 소장할 수 있는 영구적이고 귀한 미술품이라는 개념을 파괴하는 것으로 작품은 사라져도 그가 작성한 '지시문 인증서'만 있으면 언제 어느 나라, 어떤 벽면에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9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르윗의 시그니처인 월드로잉을 비롯해 기하학적 입체 조각, 회화,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독창적인 전시 공간에 맞춰 새롭게 실행되는 신작들과 무한한 형태적 변형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예술을 물리적 대상이 아닌 개념과 구조로 사유한 그의 작업 논리를 공간 속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MOT)에서 출발한 국제 순회전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솔 르윗 재단 및 도쿄도현대미술관과의 긴밀한 글로벌 협업을 바탕으로, 용산 미술관 공간 특성에 맞게 한층 확장된 기획과 연출로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과 오는 2027년 1월 1일, 설, 추석 연휴에는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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