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올림픽회관(방이동) 심혜진 기자] 한국 남자배구가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2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을 노린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과 주장 황택의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외쳤다.
라미레스 감독과 황택의는 20일 서울 방이동의 올림픽회관에서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수장으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라미레스 감독은 “올해도 나를 믿고 대표팀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감독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협업해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KB손해보험의 세터이기도 한 황택의도 “올해도 중요한 대회가 있다. 매년 중요한 경기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은데 귀국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면서 들어왔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귀국할 때 모든 분들에게 떳떳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현재 한국 남자배구는 국제배구연맹(FIVB)의 세계랭킹 26위에 위치하고 있다. 아시아 내에서는 일본(7위), 이란(16위), 카타르(21위)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뒤에는 28위 중국이 있다.
5월에 소집된 대표팀의 2026시즌은 쉴 틈이 없다. 당장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중국 닝보에서 중국 대표팀과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6월에는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출격하고, 7월에는 충북 제천에서 브라질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8월에는 동아시아선수권이 예정돼 있다. 한국은 작년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다. 9월 4일부터 13일까지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하고, 9월 20일부터 10월 3일까지는 아이치·나고야하계아시아경기대회에 나선다.
AVC컵, 동아시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모두 FIVB 랭킹 포인트가 걸려있는 대회다. 무엇보다 아시아선수권을 향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 대회 우승팀에는 2028 LA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에는 기회다.
한국 남자배구는 2000 시드니올림픽 본선 진출 이후 지금까지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는 세계 각국이 격돌하는 올림픽 예선과 세계 랭킹 기준으로만 12개 팀이 가려진 바 있다. 다시 아시아 대회에 올림픽 출전권이 부여되면서 희망이 생겼다.

아시아선수권 우승 가능성에 대해 라미레스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모든 시나리오를 생각해야 한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 준비와 훈련량 컨트롤을 할 수 있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또 후회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이어 “항상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훈련 과정도 믿고 있다. 또 팬들의 응원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도 압박감, 긴장감을 안고 있다. 다 같이 태극기를 들고 응원하면서 지지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 이란, 중국 등 강팀들이 있지만 현재 우리는 기술적, 전략적으로 한 단계 더 근접해 있다.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고, 득점을 한다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다.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직접 보여줄 거다.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 올림픽 티켓을 노려보겠다”고 밝혔다.
주장 황택의도 “몇 %라고 수치로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감독님, 코치님, 모든 선수들이 얼마나 집념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거다. 그렇게 집념을 갖고 준비를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시아선수권 상위 3개 팀에는 2027년 FIVB 월드컵 출전권까지 주어진다. 그동안 세계선수권이라 불린 대회가 2027년부터는 월드컵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세 번째 시즌이다. 이제는 달콤한 결실을 맺고 싶은 의지도 강하다. 그는 “처음 선임됐을 때는 배구 스타일을 알아가는 시기였다. 두 번째 시즌에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힘들었다. 그래서 올해도 선수 부상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정지석, 허수봉 등은 7월에 합류할 예정이다. 임동혁도 허리 부상이 있었는데 아시아선수권에는 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태준은 최근 수술을 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매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국제무대에서 비등비등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택의도 “3년 동안 함께 하면서 시스템적으로나 배구 전술, 기술이 좋아졌다. 이번 시즌도 기대가 된다. 작년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는 모두 졌지만, 경기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래도 할 만하다는 거였다. 모든 선수들이 현재 시스템에 잘 적응한다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라미레스 감독과 같은 곳을 바라봤다.
서서히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 라미레스호다. 2026년에는 원하는 결과까지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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