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8000 코스피’ 달성 이후 가파른 과속 부담을 겪고 있는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의 사상 유례없는 6조원대 매도 폭탄을 맞고 3% 넘게 급락했다. 장중 한때 낙폭이 5% 가까이 확대되며 7140선까지 밀리는 등 극한의 변동성 장세가 연출됐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4.38포인트(3.25%) 폭락한 7271.66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간밤 뉴욕 증시의 기술주 부진 여파를 소화하며 90.38포인트(1.20%) 내린 7425.66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후 매크로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겹치며 낙폭을 점차 확대했고, 오전 11시 16분께에는 4.98% 급락한 7141.91까지 추락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날 하루 동안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를 나타내는 변동폭은 무려 304.66포인트에 달했다.
지수의 무차별 폭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의 역대급 자금 이탈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나홀로 6조285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시장 하방 압력을 극대화했다.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조6297억원, 52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 급등에 따른 과속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 악재가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간밤 미국 시게이트 최고경영자(CEO)의 반도체 병목 현상 발언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하락한 점이 국내 기술주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과 주중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 및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대한 경계감도 차익실현 매물을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보류한다고 발표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전장 대비 1.62% 내린 106.90달러에 거래되는 등 지정학적 유가 급등세는 진정됐으나, 핵 협상 불발 시 즉각 타격 가능성을 열어둬 리스크는 여전히 잔존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0.69%)나 대만 가권지수(-1.64%)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으나 한국 증시의 낙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다만 오후 들어 시총 1위 삼성전자가 노사 간 임금협상 2차 사후조정 합의 타결 기대감에 힘입어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면서 지수도 추가 폭락을 면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일시적으로 5.34%까지 급락했으나 결국 5500원(1.96%) 내린 27만5500원에 턱걸이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의 거센 IT 매도세에 부딪혀 9만5000원(5.16%) 밀린 174.5000원에 마감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1%)만 유일하게 올랐고,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대부분의 대형주가 밀려났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6.04%), 증권(-4.75%), 건설(-4.72%)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편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6.73포인트(2.41%) 내린 1084.3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고금리 부담 속에 레인보우로보틱스(-10.72%), 리가켐바이오(-7.22%), 에코프로비엠(-4.20%) 등 그간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로봇, 바이오, 이차전지 등 주요 성장주들이 일제히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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