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국내 택배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대형 택배사들이 하도급 업체에 안전사고 민·형사상 책임을 떠넘기거나 계약서를 제때 발급하지 않는 등 고질적인 갑질 관행을 이어오다 공정당국에 적발됐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씨제이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등 5개 택배사업자의 하도급 계약 9186건을 전수조사해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고 서면을 미발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억7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별 위반 현황을 살펴보면 서면발급의무 위반건수는 쿠팡이 1047건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580건), 한진(270건), 씨제이(144건), 로젠(14건)이 뒤를 이었다.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설정된 부당특약의 경우 롯데가 4개 유형에서 총 25개 조항을 밀어붙여 가장 광범위한 위반 행태를 보였으며 쿠팡(5개 유형 14개 조항), 씨제이(3개 유형 11개 조항), 한진(5개 유형 11개 조항), 로젠(5개 유형 11개 조항) 등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에 따른 업체별 과징금은 쿠팡이 7억59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부과받았으며 한진 6억9600만원, 롯데 6억3300만원, 씨제이 6억1200만원, 로젠 3억7800만원 순으로 각각 차등 집행됐다. 다만 롯데는 심의일 현재 신규계약서 발급을 완료해 특약조항 수정 및 삭제 명령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이 택배 종사자들의 온열질환과 안전사고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따라 공정위,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가 합동 점검에 나서며 시작됐다. 조사 결과 이들 5개사는 안전사고에 따른 배상책임이나 물품 훼손·분실 책임을 영업점에 전가하고 기한 내 담보 이자수익을 반환하지 않는 등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부당 특약을 다수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부당 특약 행위에 대해 재발방지명령을 내리고 24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계약 서면을 뒤늦게 발급하는 고질적인 늑장 발급 관행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택배사는 물품 집화·배송 등을 위탁하면서 총 2055건의 계약에서 용역 수행 시작일까지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으며, 최장 761일이 지난 후 뒤늦게 발급한 사례도 존재했다. 공정위는 하도급 거래 질서를 훼손한 이 행위에 대해 로젠을 제외한 4개사에 총 6억원의 과징금을 추가 부과했다.
현재 5개 택배사는 조사 과정에서 문제된 특약 전부에 대해 시정안을 제출하고 계약관계 갱신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의결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90일 안에 계약 체결을 완료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국내 택배 시장의 90.5% 이상을 점유하는 대형 택배사들이 영업점 통제 수단으로 악용해 온 불합리한 특약을 시정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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