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정체성 혼란에 휩싸였다. 광고·숏폼·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한 ‘슈퍼앱’ 전략으로 실적 반등엔 성공했지만 정작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메신저가 너무 무거워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국민 인프라' 역할을 해 온 카카오톡이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메신저 본연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18일 IT(정보 기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 개편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사용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친구탭·숏폼·추천 콘텐츠·댓글 기능 확대 이후 “메신저보다 SNS에 가까워졌다”는 지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단순 UI(사용자환경) 불만을 넘어 카카오톡의 서비스 정체성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카카오톡이 ‘빠르고 가벼운 메신저’ 이미지로 성장했다면, 최근에는 광고·콘텐츠·커머스를 결합한 체류시간 중심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메신저 사용 동선 자체가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친구 목록과 채팅방 중심이었던 구조가 숏폼·광고·추천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면서 “메시지 확인이 불편해졌다”는 반응이 많다. 앱 자체가 무거워졌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두 번째는 카카오톡의 성격 변화다. 댓글·소식·프로필·숏폼 기능이 늘어나면서 메신저보다 SNS 플랫폼처럼 변하고 있다는 반감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굳이 카톡까지 SNS처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UI 개편 당시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고, 당시 카카오는 일부 기능을 다시 조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개편이 카카오 입장에서는 실적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체류시간을 늘려 광고·커머스·콘텐츠 소비를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친구탭 개편과 숏폼 노출 강화 역시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실제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6% 증가한 수치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1827억원으로 16% 늘었고, 톡비즈 광고 매출도 3384억원으로 16% 성장했다. 카카오톡 채널·메시지 광고·추천형 광고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결국 ‘체류시간 확대’와 ‘메신저 본연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당시에도 이용자 반발 이후 일부 UI를 원상 복구한 사례가 있었다. 다만 광고와 콘텐츠 노출을 줄이면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카카오의 고민이다. 일부 분석에서는 개편 이후 체류시간과 광고 매출이 실제 증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카카오가 추진 중인 AI 에이전트 전략은 논란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AI 기반 검색, 상품 추천, 예약·결제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준비 중이다. AI 기능이 메신저 핵심 화면에 본격 배치될 경우 현재와 같은 사용자 피로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사실상 공공 인프라 수준의 서비스가 됐기 때문에 일반 플랫폼보다 사용자 반발 민감도가 훨씬 높다”며 “수익화를 강화할수록 메신저 본연 경험이 훼손된다는 인식이 커지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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