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아카시이와오카그라운드(일본) 노찬혁 기자] 권오현 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 감독이 3일간의 여정을 복기하며 유소년 야구를 향한 애정 어린 철학을 전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21기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고베 아카시 이와오카 그라운드에서 열린 일본 지역팀과의 국제교류전 3일 차 경기에서 2-10으로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권 감독은 "처음 일본에 도착했을 때는 아이들의 실전 감각이 부족해 보였다"며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단합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날 경기에서는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 보여 지도자로서 매우 흡족한 교류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권 감독은 일본 유소년 야구 선수들의 '태도'에 주목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기본기와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정말 훌륭하다"라며 "특히 펑고 직후의 정중한 인사나, 어떤 상황에서든 감독, 코칭스태프를 예우하는 태도 등은 우리 아이들이 눈여겨보고 꼭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짚었다.
권오현 감독이 이끄는 '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은 연맹을 넘어 전국 유소년 야구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창단한 지 10년이 넘은 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은 클럽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통산 100회 우승'이다. 권 감독은 "올해 꼭 이 대업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매년 선수 구성이 달라지는 유소년 야구의 특성상 꾸준히 정상을 지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권 감독은 "매년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멤버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부침이 있는 와중에도 꾸준히 명문 팀의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팀명인 '야놀'에 담긴 뜻처럼, 그가 추구하는 원칙은 '야구야 놀자'다. 아이들이 그라운드 안에서 억압받지 않고 즐겁게 플레이하며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도 원칙이다.
이러한 명품 지도력의 근간에는 권 감독 자신의 화려했던 현역 시절 커리어가 자리하고 있다. 권오현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특급 유망주였다. 성균관대학교 재학 시절이던 1998년에는 아마추어 야구 역사상 최초로 '1경기 4연타석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국가대표로서의 이력도 눈부시다. 199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대한민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체육훈장 기린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997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2차 8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그는 2004년까지 거인 군단의 일원으로 프로 무대를 누볐다.
현역 은퇴 후 그는 유소년 지도자를 택했다. 엘리트 야구단이 아니면 야구를 접하기 힘들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들이 취미로도 야구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의도였다.
그 결과 보석 같은 제자들을 탄탄하게 길러냈다. 두산 베어스의 최승용과 김성재, 키움 히어로즈의 유정택이 모두 권 감독의 손을 거쳐 간 제자들이다.

최근 지나간 스승의 날 이야기를 꺼내자 권 감독의 얼굴에 이내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프로에 간 제자들로부터 빠짐없이 전부 연락이 왔다. 매번 잊지 않고 생일이나 스승의 날에 연락해 감사를 표하는 제자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보람이자 원동력"이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권 감독은 "기량이 전부는 아니다. 성적도, 지금 당장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소년 시기에는 부상 없이 몸을 만들고 기본기를 채워 넣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기량이 현재 부족할지 몰라도 탄탄하게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대표팀 아이들에게 교류전이 남긴 진짜 선물을 일깨워줬다. 그는 "교류전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의 관계 변화"라며 "이번 교류전 기간 한 팀으로 묶여 땀 흘리면서 아이들 사이에 깊은 친분이 생겼다. 이제 한국에 돌아가 시합에서 다시 맞붙더라도, 서로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고 반갑게 인사하며 건강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번 교류전이 남긴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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