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닫힌 해피엔딩 '신이랑 법률사무소', 무엇을 남겼나 [종합]

마이데일리
'신이랑 법률사무소' / 스튜디오S, 몽작소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 유연석이 아버지 최원영의 누명을 벗기고, 이솜과의 로맨스까지 이루며, 일과 사랑을 모두 잡은 꽉 닫힌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 최종회에서는 22년 전 양병일(최광일)의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된 진실이 세상에 공개되며, 모든 서사의 마침표가 찍혔다. 시청률은 전국과 수도권 7.6%, 최고 9.7%를 기록했다. 시청 타깃 지표인 2049 시청률은 2.4%를 나타냈고, 최고 3.08%까지 치솟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밤 신이랑은 이태건(류성현)을 비롯한 사룡회 조직원들의 습격으로 진실의 녹음기를 빼앗겼지만, ‘신이랑 패밀리’가 원팀 플레이로 이를 다시 손에 넣었다. 신이랑은 양도경(김경남)을 흔들어 녹음기를 숨긴 금고를 스스로 확인하게 했고, 망자 신기중(최원영)이 비밀번호를 지켜봤다. 그 사이 윤봉수(전석호)가 전기 설비 기사로 태백에 위장 잠입해 전원을 차단해 혼란해진 틈을 타 녹음기를 확보했고, 한나현(이솜)은 기자들을 불러모아 회견을 준비했다. 서로를 믿지 못한 양병일(최광일)-양도경 부자의 함정을 역이용한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마침내 기자회견장에 선 신이랑은 양병일과 현 대법원장 최창수(정재성)의 대화 녹음을 공개하며 조작된 진실을 바로잡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며 비웃던 양병일은 현장에서 체포돼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끝까지 반성도, 후회도 하지 않았다. 귀신에게 발목 잡혀 실패했다는 사실에 씁쓸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떳떳하게 누명을 벗은 신기중은 신이랑을 통해 아내 박경화(김미경)를 비롯한 가족과 만났다. 신이랑의 비밀을 몰랐던 누나 신사랑(손여은)도 아버지의 빙의를 눈치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움과 소중함을 넘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깊은 이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같은 마음이 된 가족은 다 함께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옥천빌딩 옥상에서 신기중의 부적을 태워 배웅했다. 신기중도 “사랑한다”는 마음을 남기고 평온한 미소 속에 떠났다.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아들 신이랑은 여전히 귀신 전문 변호사로 망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다만, 이번엔 한나현과의 약속을 먼저 지켰다. “보이지 않아도 믿어주고, 이해할 수 없어도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신이랑과 “신변을 만나고 차가웠던 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해졌는지 모른다”는 한나현은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로맨틱하게 입을 맞췄다. ‘강아지 귀신’에 빙의해 ‘개연기’까지 섭렵한 유연석의 에필로그는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며, 작품의 세계관을 유쾌한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 ‘신(神)’ 장르물의 확장 → ‘신(新)’ 히어로의 탄생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귀신이란 판타지적 소재에 법정 장르물을 결합, 새로운 장르의 지평을 열었다. 또한, 인간과 귀신의 경계를 넘나드는 ‘귀신 전문 변호사’ 신이랑이라는 캐릭터는 그 장르 안에서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비자발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죽은 자의 억울함까지 해결하는 새로운 영웅으로 활개했다. 신이랑의 엄마 박경화, 매형이자 법률사무소 초대 사무장 윤봉수, 그리고 승천을 돕는 신부 마태오(정승길) 등, 평범한 인물들의 선의도 더해지며 초월적 존재와 인간의 연대가 만들어낸 따뜻한 영웅담으로 확장됐다. 방영 내내 화제성을 놓치지 않고,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상위권을 지키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은 이유였다.

#. 감각적 연출X배우들의 열연 → 살아 숨 쉬는 캐릭터의 힘

신중훈 감독은 감각적인 완급조절 연출로 시청자들이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억울한 망자의 사연을 진지한 시선으로 비추다가도, 코믹한 장치를 곳곳에 심어 맘 놓고 웃을 수 있는 틈을 채웠다. 심성이 착해 누구도 때리지 못할 것 같은 신이랑에게 빙의란 장치를 이용해 조폭 액션부터 태권도 발차기와 검술까지 활용한 액션까지, 시원시원한 영상으로 짜릿한 도파민도 터뜨렸다. 어쩌면 극과 극의 장르일 수 있는 판타지와 법정물을 유리하게 활용하고 유려하게 오간 것이다. 여기에 한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며 스펙트럼 끝판왕을 보여준 유연석을 두 말할 것 없이 날아다녔고, 이솜과 김경남, 그리고 주조연을 막론한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다 함께 극을 이끌었다. 이러한 생명력 넘치는 연기 공조는 시청자들의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며 공감대를 넓힌 일등공신이었다.

#.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 → 세상을 살아갈 용기란 진심의 메시지

‘신이랑 법률사무소’가 남긴 가장 큰 수확은 “세상 전부가 믿지 않아도,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는 인생 메시지다. 어린 시절 신이랑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든든한 그 단 ‘한 사람’이었고, 그런 가족의 무조건적 신뢰 속에서 신이랑은 자연스럽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착한 아들로 성장했다. 그가 ‘귀신 전문 변호사’로 각성하며 죽어서도 해결하고 싶은 망자들의 억울한 목소리를 기꺼이 외면하지 않은 것 역시 이러한 사랑의 발현이었다.

이 메시지는 마침내 망자가 되어 돌아온 아버지 신기중과 재회하며 완결을 맞았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러했듯, 이제는 신이랑이 모두가 비리 검사라 손가락질했던 아버지를 끝까지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되어준 것. 22년의 세월을 넘어 아버지가 심어준 믿음의 씨앗이 아들을 통해 다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기적을 만든 부자의 서사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자극적인 복수를 넘어선 이 치유의 서사는 ‘착한 드라마’가 가진 선한 영향력을 증명하며, 보살핌이 필요한 망자와 남겨진 자들 모두의 상처를 보듬는 웰메이드 수사극으로 더 뜻깊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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