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이 매년 뜨거운 각축전을 벌이는 한국프로야구(KBO) 리그는 각 연고지역은 물론 기업들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한 시즌의 주인공은 단연 한국시리즈 우승 구단이다. 연고지역과 모기업 모두 ‘경사’를 맞는다. 소위 ‘가을야구’에 진출하느냐도 한 시즌의 성패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반면, 꼴찌를 비롯한 하위권 구단에게 그 시즌은 ‘악몽’으로 남는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런데 그 이면에 또 하나의 성적표가 있다. 프로야구 구단 역시 하나의 기업이다. 한 해 얼마를 벌어들이고, 얼마의 수익을 남겼는지 기록되는 경영 성적표도 순위 못지않게 중요하다. 2025시즌, 10개 프로야구 구단들이 경영 측면에선 각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었는지 들여다본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사실, 10개 프로야구 구단의 경영 성적표를 정확하게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 프로야구 구단 운영 단일 사업만 영위하지 않고 있는 곳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삼성라이온즈는 서울 서초구에 ‘삼성레포츠센터’를 운영 중이고, 두산베어스는 모그룹의 각별한 지원 속에 보험사업을 부업으로 삼고 있다. LG트윈스와 KT위즈 운영 법인은 그룹 산하 스포츠단 운영을 총괄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막내 구단’인 KT위즈 운영 법인은 매출 규모에서 ‘큰 형님’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 # 4. 삼성라이온즈
한때 화려한 ‘왕조 시대’를 구축했지만 이후 침체기를 겪기도 했던 삼성라이온즈는 2025시즌을 4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았다. 모처럼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던 2024시즌에 비해 다소 아쉬운 결과였지만,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부활의 행보를 이어갔다.
삼성라이온즈는 구단명과 법인명이 일치한다. 주주 구성은 다소 독특한데, 우선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67.5%, CJ제일제당이 1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범 삼성가’로 분류되며 ‘SSG랜더스’를 거느리고 있기도 한 신세계도 14.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고지인 대구광역시도 2.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자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건 10개 구단 중 유일하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차별점이 존재한다. 삼성라이온즈는 프로야구단 운영과 함께 대형스포츠시설 운영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바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레포츠센터로, 1993년에 건립됐다. 100m 트랙을 갖춘 헬스장과 골프연습장, 수영장, 문화센터 등으로 구성돼있는 시설이다.
그렇다보니 매출 규모도 비교적 큰 편에 속한다. 지난해에는 94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87% 증가한 수치다. 프로야구 구단과 프로농구 구단을 함께 운영 중인 LG스포츠에 비해 근소하게 적은 3위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구단에서 758억원, 삼성레포츠센터에서 190억원의 매출액이 각각 발생했다.
다만, 수익성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1억9,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프로야구 구단은 작게나마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으나, 삼성레포츠센터가 1억9,000만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하고 말았다.
삼성라이온즈가 지난해 지출한 선수단 운영비는 44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8.25% 늘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354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37.32%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 # 5. NC다이노스
NC다이노스는 2025시즌 정규리그 막판 9연승을 달리며 마지막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세를 몰아 와일드카드 1차전도 승리했지만, 2차전에선 무릎을 꿇었다. 아쉬운 결과지만, 9위로 추락했던 2024시즌에 비해선 반등에 성공했다.
상당수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NC다이노스도 법인명이 ‘엔씨다이노스’로 같다. 주주 구성도 NC소프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단순하다. 경영 성적표도 대체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매출액은 프로야구 구단 전반의 성장세에 발맞춰 8.77% 증가한 547억원을 기록했고, 4억7,000여만원의 영업이익 남겼다. 다만, 모기업인 NC소프트에 16억원의 이자를 지급하면서 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선수단 운영비로는 전년 대비 7.83% 증가한 276억원을 지출했다. 전반적으로 평범한 실적 속에서 눈길을 끄는 건 모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다. 그룹 계열사를 통해 창출한 매출이 전체 매출 대비 11.76%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무척 낮은 수준이다.
◇ # 6. KT위즈
KT위즈는 프로야구 ‘막내 구단’이다. 2015시즌부터 1군 리그에 참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11번째 시즌을 치렀다. 그 사이 한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도 이룬 바 있다. 하지만 2025시즌엔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2020년대 들어 처음이다.
역사는 가장 짧지만 매출 규모는 ‘큰 형님’이다.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다. KT위즈는 ‘케이티스포츠’가 운영한다. KT그룹 산하 스포츠 구단 운영을 총괄하는 계열사다. KT그룹은 앞서도 오랜 세월 여러 스포츠단을 운영해왔는데, 프로야구 진출을 계기로 2013년 케이티스포츠를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케이티스포츠는 KT위즈 뿐 아니라 프로농구 구단 KT소닉붐과 프로게임단 KT롤스터, 그리고 사격단과 여자하키단 등을 운영 중이다.
케이티스포츠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982억원이다. 프로야구 구단 단일 매출은 아니지만, 10개 구단을 운영하는 법인 중 가장 큰 규모다. 다만, 비인기종목도 운영 중인 만큼 수익성은 안정적이지 않다. 지난해 5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3년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선수단 운영비로만 835억원을 지출했다.
케이티스포츠는 (주)KT(52.56%)를 비롯한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 중이다. 지난해 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432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4.01%를 차지했다.
◇ # 7. 롯데자이언츠
‘야구의 도시’라 불리는 부산을 연고로 삼고 있는 롯데자이언츠는 꽤 오랜 시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25시즌에도 7위에 그쳤다. 세 시즌 연속 7위다. 심지어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던 2017시즌 이후 최고 순위가 7위일 정도로 아쉬운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8년 순위는 ‘7위-10위-7위-8위-8위-7위-7위-7위’다. 이번 2026시즌엔 아예 시작도 하기 전에 불미스런 논란에 휩싸였고 꼴찌로 추락한 상태다.
롯데자이언츠는 구단명과 법인명이 일치하며 롯데지주가 98%, 롯데알미늄이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씁쓸한 성적과 달리 경영 성적표는 준수하다. 프로야구 구단만 운영하고 있고, 별도로 병행 중인 사업이 없음에도 지난해 81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한 166억원의 영업이익과 1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빼어난 성과를 남겼다. 5년 연속 흑자이기도 하다. 모그룹 의존도가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그룹 계열사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33.72%로 집계됐다. 지난해 선수단 운영비로는 307억원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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