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유통의 재구성 ③] '무한 리필' 부활, 가성비 뷔페 전성시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고물가 장기화가 외식업계의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에 따르면 서울 기준 냉면 한 그릇은 1만2000원대, 삼겹살(200g)은 2만원대 초중반까지 치솟았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외식 물가 폭등으로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이 심화하자, 소비자들이 오히려 '뷔페'와 '무한 리필' 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어설픈 단품 메뉴로 한 끼를 때우기보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압도적인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누리려는 소비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과거 '유행이 지났다'고 평가받던 뷔페 비즈니스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기존 강자들의 폭발적인 성장과 무한 리필 특화 브랜드의 득세, 그리고 대기업들의 신규 참전이 맞물려 외식업계에 본격적인 '뷔페 패권 전쟁'이 막을 올렸다.

◆애슐리·빕스의 부활과 '샤브올데이'의 맹렬한 돌풍

뷔페 전성시대의 귀환을 이끄는 것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원조 격인 이랜드이츠의 '애슐리퀸즈'와 CJ푸드빌의 '빕스'다.


애슐리퀸즈는 2022년 59개였던 매장 수를 지난해 115개로 늘렸고, 올해는 150개 점포, 연 매출 8000억원 달성이라는 파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평일 런치 1만9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누적 개발 메뉴만 1만5000개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역량, 제철 과일 등 시즌별 테마 콘텐츠를 쏟아낸 결과다. 빕스 역시 상권 분석을 통한 '특화 매장' 전략으로 매니아층을 다시 결집하며 지난해 외식 사업 매출을 12%나 끌어올렸다.

기존 강자들의 부활 속에서 특화된 '무한 리필' 신흥 강자의 돌풍도 매섭다.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올데이'는 가맹점 일평균 매출 약 360만원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24년 10월 론칭 이후 폭발적인 확장세를 보이며 올해 2월 기준 전국 매장 수 170개를 공식 돌파했다. 연간 매출은 약 3900억원, 매장당 평균 매출은 약 33억원에 달하며 단숨에 카테고리 점유율 1위를 꿰찼다.

샤브올데이의 성공 비결은 '경험의 확장'이다. 3종의 소고기와 샐러드바를 셀프로 조합하는 방식을 넘어, 고가의 뷔페에서나 볼 수 있던 '리버스탭 무제한 음료 시스템'을 도입해 가성비와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배우 김우빈을 앞세운 대중적 마케팅과 쯔양, 히밥 등 대형 유튜버들과의 협업 콘텐츠를 통해 가족 단위는 물론 MZ세대의 든든한 일상 외식 코스로 완벽히 자리 잡았다.

◆"디저트 빼고 밥에 집중"… 1만 원대 '밥집 뷔페'의 질주

일상적인 한 끼를 해결하려는 직장인과 1인 가구를 겨냥한 '한식 뷔페'의 체질 개선도 관전 포인트다. 


이랜드이츠가 올해 1월15일 야탑에 선보인 '자연별곡' 신규 모델은 오픈 첫 주 주말에만 마감 대기 430팀을 기록했다. 평일 1만2900원이라는 가격에 디저트를 과감히 빼고, 당일 도정한 여주산 솥밥과 30여 가지 반찬에 집중해 '완벽한 밥집'으로 정체성을 재설계한 것이 폭발적인 호응으로 이어졌다.

이에 맞서 롯데GRS도 한식 뷔페 브랜드 '복주걱'을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론칭하며 참전했다. 푸짐한 집밥 감성을 내세운 복주걱은 평일 1만5900원에 최고급 품종인 '조선향 진주' 쌀밥과 50여 종의 제철 메뉴를 제공하며 품질 중심의 가성비 뷔페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오피스 상권과 호텔까지… 낮아진 뷔페의 문턱

뷔페 경쟁은 핵심 오피스 상권과 프리미엄 호텔 식당가로도 번지고 있다. 아워홈은 도심 오피스 상권인 종로구 영풍빌딩에 2만원대 초중반 가격을 내세운 신규 뷔페 브랜드 '테이크' 론칭을 앞두고 있다. 점심시간 런치플레이션에 지친 넥타이 부대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식당의 가격이 뷔페 턱밑까지 쫓아오자 호텔 뷔페 역시 콧대를 낮췄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캐주얼 뷔페 레스토랑 '인 스타일(IN STYLE)'을 새단장하며 평일 런치 3만 5000원, 주말·디너 4만 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내걸었다. 

기존 7~10만원대 중심의 호텔 뷔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직장인들이 평일 점심에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일상의 선택지'로 포지셔닝을 바꾼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뷔페가 특별한 날에만 찾는 이벤트성 외식이었다면,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폭등한 현재는 가성비는 물론 경험의 질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일상적인 식사 수요로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며 "매뉴얼화된 원가 절감 시스템과 명확한 타깃 콘텐츠를 갖춘 무한 리필 브랜드들의 주도권 다툼이 올해 외식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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