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사권 통제 풀었다…이사회 한발 물러나고 대표 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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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옥.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T가 이사회의 인사권 통제 장치를 걷어내며 대표이사 중심 경영 체제로 무게를 옮겼다. 이사회가 직접 개입하던 인사·조직 권한을 축소하고, 실행과 책임을 대표에게 집중시키는 구조로 바뀌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부문장급 이상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시 요구되던 ‘이사회 사전 승인’ 규정을 폐지했다. 조직개편 관련 절차도 ‘사전 보고’에서 ‘사후 보고’로 완화했다. 대표이사의 인사권과 조직 운영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규정 정비를 넘어 지배구조 재조정 성격이 짙다. 해당 규정은 지난해 11월 도입돼 주요 임원 선임과 조직 변경을 이사회 심의·의결 대상으로 묶었다.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대표이사의 고유 권한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대표 교체 국면에서 문제는 더 부각됐다. 새 경영진이 출범한 직후 조직 정비와 인사를 빠르게 단행해야 하는데, 사전 승인 절차가 유지되면 의사결정 속도와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경영 판단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본다.

주요 주주들도 이 같은 문제를 짚었다. 국민연금은 해당 규정이 대표이사의 인사·조직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자문사 역시 유사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권한 배분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월드IT쇼’ 전시장 KT 부스에서 박윤영 KT 대표가 설명을 듣고있다. /박성규 기자

KT의 구조적 특수성도 이번 변화의 배경이다. 오너가 없는 기업 특성상 이사회와 경영진 간 힘의 균형이 핵심 이슈로 작동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인사에 깊이 개입하는 구조가 형성됐고, 일부에서는 임원들이 대표보다 이사회를 더 의식하는 왜곡된 의사결정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개정으로 KT는 5개월만에 ‘대표 중심 실행 체제’로 돌아섰다. 이사회는 인사 개입 대신 감시와 견제 역할에 집중하고, 실행과 성과 책임은 대표에게 맡기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를 의사결정 속도 회복과 책임경영 강화로 해석한다.

견제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남는다. 인사와 조직 권한이 대표에게 집중되는 만큼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 역시 더 크게 요구될 수밖에 없다. 권한과 책임이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보다 대표 중심 실행 체제가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성과에 따라 지배구조 방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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