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동시에 당의 공천 구조를 강하게 비판하고, 장동혁 대표를 향해 “물러날 때를 알라”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1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해온 주 의원의 불출마로 대구시장 선거 구도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당원과 척지고 싸울 수 없어… 국민의힘은 타락·패륜 정치”
주호영 의원은 지난 3월 당의 대구시장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하며 “항고심 판단이 나온 뒤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2일 서울고법이 항고 기각 결정을 내리자, 주 의원은 다음날인 23일 대구시장 불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주 의원은 법원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기각 결정으로) 어처구니없는 공천 절차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당을 비판했다. 그는 컷오프 이후 여론조사에서 자신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당의 컷오프를 “민심과 어긋난 결정”, “두고두고 남을 잘못된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컷오프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천 난맥상을 끊기 위한 결단’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어 자신의 노력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왜 이번 공천이 잘못됐는지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이번 문제 제기가 헛된 일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의원은 자신의 출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 저를 돕고 함께한 당원과 척을 지고 싸우는 선거는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자신의 불출마가 자칫 당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무너진 당의 질서를 바로 세우고, 보수가 다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당으로 돌아가도록 정치 인생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를 향한 날선 비판도 나왔다. 주 의원은 ‘덕미이위존(德微而位尊) 지소이모대(智小而謀大) 무화자선의(無禍者鮮矣)(지위는 높고 지혜는 적은데 꿈이 크면 화를 입지 않는 자가 드물다)’라는 주역의 문구를 인용하며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이다.
주 의원의 불출마로 대구시장 선거 구도 역시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에이스리서치(대구MBC 의뢰)가 발표한 ‘보수 단일화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22.8% △추경호 후보 19.7% △주호영 의원 18.1% △유영하 후보 11.4%로 집계됐다. 주 의원의 지지층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향후 보수 단일화 판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대구시장 본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추경호 의원과 유영하 후보가 최종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에이스리서치(대구MBC 의뢰)가 지난 18~19일, 2일간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조사방식은 100%(무선/가상번호) ARS조사 방식으로 진행했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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