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 지정 발표를 앞두고 쿠팡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경실련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촉구하자, 쿠팡은 "실효성 없는 규제"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쿠팡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미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 CEO에 동일인 지정 제도를 적용할 경우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며 "경실련의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동일인 지정 제도는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개인 또는 법인을 특정해 계열사 범위를 확정하고, 내부거래 공시와 사익편취 규제 등을 적용하는 기준이다. 현재 쿠팡의 동일인은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돼 있다.
쿠팡은 자사 지배구조가 제도 도입 취지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동일인 제도는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며 사익편취를 하는 구조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쿠팡Inc 중심의 100% 지배구조는 이러한 우려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쿠팡은 △쿠팡Inc → 한국 쿠팡 법인 → 자회사로 이어지는 100% 소유 구조 △총수 일가 및 친족의 국내 계열사 지분 보유 없음 △친족의 경영 참여 및 자금 거래 없음 등을 근거로 들며 "사익편취 가능성이 없는 투명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미국·한국 이중 규제"…FTA 위반 가능성까지 언급
쿠팡은 동일인 지정 시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부담도 문제로 지적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규제를 받는 상장사 특성상 이미 공시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데, 동일인 지정이 이뤄질 경우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이중 규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또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쿠팡Inc 이사회 구성원까지 '동일인 관련자'로 묶이면서, 이들이 관여한 글로벌 기업까지 계열사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쿠팡은 "이는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려운 비상식적 상황"이라며 "외국계 기업에 대한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의무',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규제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경실련 "김범석, 실질 지배력 인정해야"
반면 경실련은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 의장은 창업자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경영 전반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형식이 아닌 실질 지배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위 역시 과거 김 의장이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임을 인정한 바 있다"며 "더 이상 법인 동일인 구조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 결과를 앞두고 촉발됐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공시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동일인을 함께 결정하는데, 쿠팡의 경우 김 의장으로 변경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책임론이 부각된 상황에서 동일인 지정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동일인이 개인으로 변경될 경우 쿠팡뿐 아니라 외국계 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공정위 판단이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주 중 동일인 지정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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