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봉쇄 여파, 상급병원 “지장 없다”지만… 현장선 발주 대비 80% 공급

마이데일리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로 인해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이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국내 의료 현장의 필수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주사기, 수액세트, 카테터 등 일회용 의료소모품 역시 석유화학 기반 소재 폴리에틸렌(PE) 등을 사용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 폴리에텔린의 핵심원료가 나프타다.

20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나프타 관련 품목 재고는 의료기관별로 2주에서 1개월 수준으로 파악됐다.

의료계는 자체 대응에 들어갔다. 의협은 의료기관별 재고 상황을 파악하고 애로에 대응하기 위해 ‘즉시대응팀’을 구성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했다. 필요 시 의료기관 간 물량 조정 등 협력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대형 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 간 체감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대형 의료기관은 단가계약 등으로 당장은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며 “소량을 시가로 구매하는 병·의원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도 “현재 재고로 단기 대응은 가능하지만,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가격과 수급 변동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도 나프타 수급 불안에 따른 사재기를 억제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아세트아미노펜 주사제의 경우 200개(10박스) 이상 주문 시 영업부서장 승인을 거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수액제 역시 500개(50박스) 이상 주문에 대해 별도 승인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JVM 자동조제기 포장지 공급을 약국별 최근 3개월 평균 사용량 기준으로 제한했다. 포장지 원료인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수급 불확실성에 따른 물량 쏠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HK이노엔은 일부 과다 주문에 대해 공급 물량을 조정하고 있으며, 주문 처리 과정도 강화했다. JW신약 역시 과주문 발생 시 영양수액류 도매 출하를 제한하고 의료기관 내 과잉 사입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수액백 제조업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원료 확보가 이뤄지면서 최소 수개월간은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1~2주간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일부 품목은 발주 대비 약 80% 수준만 분할 공급되는 등 공급 여건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국백신 공장을 찾아 주사기 제품 제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다만 정부의 원료 공급 지원과 규제 완화 조치로 단기적인 수급 부담은 일부 완화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러시아 등으로부터 나프타를 확보해 의료용으로 우선 공급하는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조소 추가 및 포장재 변경에 대한 허가·신고 절차를 신속 처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식약처는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일일 수급 동향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주사기 생산량은 332만개, 출고량은 532만개, 총 재고는 4516만개 수준으로 파악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병원별 재고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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