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전세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려는 임차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여러 가구가 거주하는 다가구주택은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 현황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위험성이 크다.
많은 임차인이 공인중개사의 "집값이 충분하고 선순위 보증금도 얼마 안 되니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실제 경매 단계에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최근 대법원(2023다259743 판결)은 이러한 상황에서 공인중개사가 단순히 임대인의 말만 전달한 경우에도 그 책임을 엄격히 묻는 판단을 했다.
공인중개사는 단순한 '정보전달자'가 아니다. 원칙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관계와 유사하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설령 중개사가 직접 또는 방문 조사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이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해당 사건에서 중개사는 16가구가 거주하는 다가구주택을 중개하며 임대인으로부터 "선순위 보증금이 총 6억원"이라는 구두 확인만 받고 이를 그대로 설명서에 기재했다.
그러나 실제 경매 결과 선순위 보증금은 그보다 훨씬 많았고, 세입자는 보증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했다. 대법원은 중개사가 주택의 규모나 세대수만 봐도 임대인의 말이 부정확할 수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경고하지 않은 것은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봤다.
'구두 확인' 기재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공인중개사법령에 따라 중개업자는 다가구주택 임대차 중개 시 임대인에게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 액수, 계약 시기 및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해 확인하고 이를 임차인에게 제시해야 한다.
만약 임대인이 이러한 자료 요구에 불응한다면, 중개사는 단순히 '임대인 구두 확인'이라고 적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반드시 그 '불응 사실'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를 고의나 과실로 위반해 임차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면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이번 판결은 다가구주택 계약 시 중개사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그 책임 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임차인들에게 중요한 보호막이 될 것이다. 자신이 다가구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중개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객관적인 근거 자료에 기반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길 권한다.
다가구주택 전월세 계약 시 실무 체크리스트 • 선순위 권리관계 확인: 부동산 등기부상 근저당권뿐만 아니라, 나보다 먼저 입주한 임차인들의 보증금 총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확정일자 부여현황 요구: 중개사나 임대인에게 '전입세대확인서'와 '확정일자 부여현황' 자료를 요구해 실제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 현황을 직접 대조해 봐야 한다. • 확인·설명서 꼼꼼히 읽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란에 자료 제시 없이 '구두 확인'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 임대인의 자료 제공 거부 여부 확인: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면 그 사실이 설명서에 명확히 기재됐는지 확인하고 계약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 전문가 상담: 다가구주택의 가액 대비 선순위 채무(대출+보증금)가 과다하다면 계약 전 법률 전문가와 함께 권리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 |
여봉구 법무사 / 법무사사무소 작은거인 대표법무사 / ㈜코오롱LSI, ㈜엠오디 감사위원 / 한국청소년통역단 법무자문위원 / 면곡신용협동조합 자문법무사 / 종로신용협동조합 자문법무사 / 인천주안삼영아파트재건축사업 담당법무사 / 법무전무가과정(부동산 경·공매) 수료 / HUG_전세사기피해법무지원단 / LH_전세사기피해주택매입 담당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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