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노상현의 올해 행보는 ‘확장’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현재 출연 중인 ‘21세기 대군부인’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영화 ‘별짓’과 드라마 ‘골드 디거’까지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단순한 다작을 넘어 서사의 폭을 넓히는 전략적인 흐름으로 읽힌다.
노상현은 애플 TV+ ‘파친코’를 통해 얼굴을 알린 후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사운드트랙 #2’ ‘다 이루어질지니’ 등 글로벌 OTT 시리즈에 집중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돈’ 단역에 이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첫 영화 주연을 소화하며 스크린에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시대극부터 로맨스, 판타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행보를 통해 특정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매 작품 새로운 인물을 구축하며 필모그래피를 넓혀왔다. 한 방향으로만 높게 쌓기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작품들을 교차 배치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확장해 온 셈이다. 이러한 영리한 선택은 올해 공개되는 작품들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현재 출연 중인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노상현은 극 중 정치 명문가 출신 국무총리 민정우 역을 맡았다. 자칫 과장될 수 있는 설정 안에서 그는 정제된 톤으로 인물의 무게감을 잃지 않는다. 극을 전면에서 밀어붙이기보다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에 집중하며 안정감을 더한다는 평가다.
연내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영화 ‘별짓’에서는 다시 현실에 발을 붙인다. 10년째 열애 중인 설치미술가 현태로 분해 오랜 연인이 겪는 감정의 진폭을 폭넓게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파친코’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민하와의 재회에 관심이 쏠린다. 시대극에서의 애틋한 관계를 넘어 현대극 속 장기 연애 커플이 마주하는 권태와 갈등, 그리고 예술가적 고집이 섞인 입체적인 면모를 어떻게 그려낼지가 관건이다.
JTBC 드라마 ‘골드 디거’에서는 또 다른 결의 인물로 변주를 이어간다. 영국 BBC의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연상 여성과 연하 남성의 관계를 통해 나이와 욕망,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의 민낯을 가감 없이 다룬다. 원작에서 연하 남성 캐릭터는 극이 끝날 때까지 사랑과 의심의 경계에 서서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러한 설정이 국내판에서도 유지될 경우 노상현은 단순한 로맨스물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넘어 서사의 긴장감을 쥐고 흔드는 인물을 소화하게 된다. 원작의 모호한 매력을 노상현이 어떤 연기적 질감으로 재해석할지, 관계의 균열을 유도하는 인물로서의 설득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작품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서로 다른 장르와 인물 속에서 변주를 이어온 노상현의 올해 행보는 뚜렷한 방향성을 지닌 설계에 가깝다. 작품마다 각기 다른 얼굴을 꺼내 보인 그가 올해 더 다채로워진 필모그래피를 거친 뒤 어떤 무게감을 지닌 배우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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