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삶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흔히 버텨야 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존버가 승리한다’는 웃픈 신조어가 있겠는가.
그런데 어떻게 버텨야 하는가. 성진 스님이 신간 <버티는 시간을 위하여>에서 45편의 글로 그 물음에 답했다. 불교 수행과 현대 심리학을 아우르는 스님의 이야기는 고통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해법을 전한다.
성진 스님은 “불교 수행에서 ‘화두’란 질문 그 자체다. 나는 늘 질문을 던진다. ‘지금 왜 이런 감정에 휩싸이나’, ‘내가 왜 이 책을 썼을까’, 이런 식으로 자꾸 자신에게 되묻는다. 선(禪) 명상의 핵심도 결국 그 질문 안에 있다”고 운을 뗐다.
책 제목의 ‘버티는 시간’은 스님 자신도 직접 겪어온 감각이다. 한번은 울릉도를 가는 배에 올랐는데 파도가 심하고 멀미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누운 채로 섬에 도착했다. 창밖으로 하늘과 바다만 번갈아 보였다고 한다.
스님은 “내가 주도한 게 아니라 그냥 누워서 간 거다. 삶도 그렇다. 우리가 예상치 못한 격랑의 파도가 온다. 안 흔들리고 싶지만 흔들린다. 그 흔들림 앞에서 좌초되거나 쓰러져 있기만 하지 말고, 그럴 때는 마음의 닻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며 소개했다.

불가는 번뇌에서 해탈하는 법으로 스스로 명상을 하지만, 스님은 중생이 보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속세를 찾았다. 현재 동국대학원 ‘융합상담코칭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잘할 수 있게 하려면 코치가 필요하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부분 사람은 고통이 닥쳐야 비로소 스스로를 돌아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고통이 오면 생각보다 감정 반응이 먼저 온다고 스님은 짚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더 자주 물어야 한다. 그런데 이건 살면서 가장 외면하기 쉬운 질문이기도 하다.
성진 스님은 “아이는 배고파도 울고, 아파도 울고, 졸려도 운다. 어른이 되면 방식이 다양해질 뿐이다. 싸우거나, 회피하거나, 아예 멈춰버리거나. 우울증이 심하면 아무것도 안 한다. 이 세 가지 자동반응은 어른이 돼도 반복된다. ‘마음 챙김’이 강조하는 건 바로 이 자동반응에서 벗어나는 연습이다. 가장 심플한 방법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이 한 마디가 감정에서 자신을 분리시켜준다”고 제시했다.
또한 자존심보다 자비심을 가지라고 했다. 자비심의 첫 번째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다. 자신에게 화내고, 자신을 웃게 하지 못하고, 잠을 편히 못 자는 사람이 타인에게 자비로울 수 없다.
하버드대의 80년 장기 연구를 언급하며 스님은 결국 행복의 핵심은 고통에 대한 성숙한 반응에 있다고 했다.
스님은 “자존심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역할을 한다. 타인과 비교하고, 지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더 다친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심은 자신의 결점을 수긍하고, 잘하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나 원래 그래’라고 단정 짓지 말자. 뇌는 죽는 순간까지 변한다. 나를 유연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파도 속에 있는 배다. 남의 답으로는 살 수 없다. 조타를 제대로 하려면 알아차림, 즉 ‘메타인지’가 있어야 한다. 아픈 손으로는 어떤 것도 잡을 수 없다. 잠시 공간을 벌려야 한다. 그 시간이 엄청난 것이다. 자기가 자기를 떼어내는 연습, 그 기법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부디 스스로에게 잔인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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