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고유가 상황과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며 전기차 수요가 뚜렷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해온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 고유가·보조금 효과에 전기차 수요 다시 '기지개'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35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5% 증가했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전기차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47.8%에 달했으며,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187% 늘었다.
이러한 수요 반등은 유가 상승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유지비 부담이 커진 데다, 정부의 보조금 확대가 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정부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100만원의 ‘전환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친환경차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 LG전자, 수주잔고 100조 앞세워 '전장 11조 시대' 개막
완성차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투자를 지속해온 부품 기업들에게 시장 선점의 기회가 되고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를 필두로 사업 영토를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현대자동차그룹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100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수주 물량의 원활한 매출 전환에 힘입어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25년 매출액 11조1357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포테인먼트부터 구동 부품까지 전 영역에서 고른 성장을 보인 LG전자는 향후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와 AIDV(AI 중심 자동차)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 삼성, 하만·SDI 연계한 '전장 수직계열화' 가속도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국 자회사 하만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운전 공간)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지배력을 높이며 지난해 영업이익 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기 역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포트폴리오를 전장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패널과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까지 가세하며, 삼성은 그룹 차원의 전장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해가는 단계다. 전장 사업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기존 IT 부품 대비 수익성이 좋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
▲ 증권가 "글로벌 디젤 부족, 전기차 전환의 새로운 기폭제"
이러한 국내 수요 반등세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디젤 연료 부족(숏티지) 현상이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애널리스트는 삼성SDI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유가 상황에서 디젤 가격이 두바이 유가보다 배럴당 80달러 이상 높게 유지되는 등 디젤 쇼티지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유지비 부담을 느낀 유럽 소비자들의 전기차(EV) 전환을 강제로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이어 "디젤차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국내 배터리 및 전장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상향되고 있다"며 "삼성SDI의 경우 2027년 추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약 3조89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룹 차원의 전장 수직계열화 시너지와 맞물려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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