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전남지역에서 흑염소 도축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도축비를 담합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번 조치는 흑염소 사육 1번지인 전남 지역 농가들의 출하 비용 부담을 덜고 육류 가격 안정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온축산과 녹색흑염소 등 2개 업체는 지난 2024년 5월 시설유지비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도축비를 구간별로 5000원에서 10000원까지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담합을 통해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높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농가와 유통업자들의 거센 반발 및 공정위 조사 가능성을 의식해 치밀하게 움직였다. 2차 합의를 통해 가온축산이 녹색흑염소보다 도축비를 구간별로 200원씩 낮게 책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것처럼 외형을 꾸며 담합 의혹을 피하려 한 것이다. 이러한 합의 가격은 2024년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녹색흑염소가 2024년 8월 1일부터 독자적으로 도축비를 5000원 인하하면서 담합은 파기됐다. 공정위는 비록 합의가 파기됐더라도 가격 결정에 공동으로 개입한 행위 자체가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가온축산에 700만원, 녹색흑염소에 500만원 등 총 1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향후 반복 금지 시정명령을 내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확인 시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들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시설 유지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도축장 운영 수익이 악화되어 도축비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흑염소 도축업은 장거리 이동 시 폐사나 품질 저하 위험이 커 사육 농가가 인근 도축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지역적 독점 구조를 띠고 있다. 특히 전남은 전국 흑염소 사육 두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최대 산지인 만큼, 도축비 담합은 농가의 출하 편의성을 볼모로 한 불공정 행위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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