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부의 형성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부동산과 상속 중심의 전통적 부 축적 구조에서 벗어나, 근로소득과 금융투자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자산가가 부상하는 흐름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10년 이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형성한 50대 이하 자산가 ‘K-EMILLI’(K-에밀리, Korea Everywhere Millionaires)가 새로운 부자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K-EMILLI는 평균 연령 51세로, 상당수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며 30평형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생활 양식은 비교적 평범한 특징을 보인다. 직업 역시 회사원·공무원이 약 30%를 차지해 전문직이나 자영업 중심의 기존 부자군과 차별화된다.
다만 소득 구조는 다르다. 이들의 연평균 가구소득은 5억원 수준으로, 근로소득 외 투자 및 재산소득을 결합한 다층적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부를 과시가 아닌 ‘시간의 자유’로 인식하고, 정기적 기부 참여 비율도 기존 부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저축에서 투자로…부의 축적 방식 진화
부를 축적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K-EMILLI는 예적금(43%)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 뒤, 자기계발을 통한 소득 증가(44%)와 금융투자 수익(36%)을 결합해 자산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에는 금·은·예술품 등 실물자산과 스타트업·벤처 투자까지 투자 영역을 넓히며 자산 운용 방식이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자산 배분 측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국내 부자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최근 5년간 부동산 비중이 63%에서 52%로 축소된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35%에서 46%로 확대됐다. 올해 역시 부자의 39%가 금융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며, 부동산 축소 의향이 확대 의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 선호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예금 선호가 높았으나, 최근에는 ETF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부자 10명 중 6명은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분산보다 이해”…투자 철학·승계 방식도 변화
투자 방식도 달라졌다. K-EMILLI의 90%는 투자 전 충분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고 응답했으며, 단순 분산투자보다 자신이 잘 아는 영역에 집중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해외주식 비중과 대체투자 참여도 역시 기존 부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상속·증여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부자의 약 80%는 이미 자산 이전 계획을 수립했으며, 증여와 상속을 병행하는 전략적 승계가 일반화되는 흐름이다. 상속 자산 역시 부동산보다 현금 및 금융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커뮤니티 역시 자산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부자의 83%가 정기적 모임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ETF 및 연금 투자 비중이 더 높고 금융 성과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는 “K-EMILLI는 상속이나 사업 성공이 아닌 금융투자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하는 새로운 유형의 자산가”라며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에서 금융 중심으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산 구조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역할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