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법률 가이드] 고용노동부 포괄임금제 시행에 따른 유의 사항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고용노동부는 2026년 2월26일부터 서비스·IT·소프트웨어·영상·콘텐츠 등 청년 다수 고용 사업장 약 100곳을 대상으로 포괄 임금 오남용 기획 감독에 착수한 바 있다. 그리고 4월8일 고용노동부는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 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이하 '본 지침')'을 발표했다. 

본 지침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가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명문화하고, 신고·감독사건 처리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행정 지침이다. 이러한 고용노동부의 최근 움직임에 비추어 볼 때, 포괄 임금 약정의 적법성에 관련해 미리 점검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포괄 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을 실제로 일한 시간과 무관하게 미리 정해진 고정 금액으로 지급하는 임금 방식이다. 흔히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기본급도 따로 산정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합산한 총액만을 월급으로 명시하는 '정액 급제', 다른 하나는 기본급은 명시하면서 매월 일정액의 수당을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정액 수당제', 즉 흔히 말하는 고정OT제다.

유의할 점은, 이 제도가 근로기준법에 명문으로 규정된 제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포괄 임금제는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제도임에도 현장에서는 그동안 관행처럼 광범위하게 적용됐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원칙은 명확하다. 연장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오전 6시)에는 통상임금의 50% 이상, 휴일 근로는 8시간 이내의 경우 통상임금의 50% 이상, 8시간 초과분에는 통상임금의 100% 이상을 가산하고(근로기준법 제56조), 사용자는 근로자가 실제 일한 시간을 기초로 연장·야간·휴일 가산 수당을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포괄 임금제는 이 원칙에 대한 예외이므로, 인정받으려면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법원은 △근로 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 시간 산정이 객관적으로 어려울 것,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을 것,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할 것, 이 세 가지를 모두 요구해 왔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8803 판결).

그리고 포괄 임금제 약정이 성립했는지를 판단할 때는 근로 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8803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설령 근로 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 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을 세부 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 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 임금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체협약 등에 일정 근로 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이 있다 하더라도 곧바로 포괄 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고 판단해, 포괄 임금 약정의 성립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출입증 등을 이용하여 근무 기록 산정이 가능하거나, 전산 시스템으로 근로 시간을 기록·관리하는 사무직의 경우, 법원은 '근로 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포괄 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지 않았거나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정액 수당제'의 경우 앞서 본 유효 요건을 충족해야 함은 마찬가지지만, 판례는 근로계약 체결 시 특정 연장근로시간을 사전에 합의하고 그에 상응하는 수당을 고정 지급하는 방식 자체는 유효하다고 하면서도(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8다244631 판결), 고정OT로 포섭된 시간을 초과하여 실제로 더 일했다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괄 임금제 약정 자체가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15조의 강행성·보충성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즉,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계약은 해당 부분에 한해 무효가 되고, 무효가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으로 자동 대체돼(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사용자는 실제 연장근로시간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과 기지급 수당의 차액을 추가 지급할 의무를 진다.

본 지침은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원칙을 현장 집행 기준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본 지침에 따라 사용자가 준수해야 하는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용자는 임금대장과 임금 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반드시 구분하여 기재해야 하며,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간 수를 개별 근로자별로 기록하고 이를 기초로 수당을 항목별로 구분·산정하여 명세서에 기재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8조 제1항, 제2항, 동법 시행령 제27조, 제27조의2). 기본급과 수당을 뭉뚱그려 총액만 표시하는 정액 급제 형태는 현행법에 반한다.

둘째, 기본급과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거나(정액 급제),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 또는 휴일 근로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제 수당을 포괄하여 산정 지급할 수 없고, 실제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간에 따른 법정수당이 약정 금액보다 많다면 사용자는 반드시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셋째, 수당을 항목별로 구분하여 정액으로 지급하는 고정OT 약정도 당사자 간 합의와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엄격히 따져 유효성을 판단하며, 실제 근로한 시간과 비교하여 약정한 금액이 실제 근로 시간에 따른 법정 수당보다 적을 때는 차액을 지급하고, 약정한 금액이 실제 근로 시간에 따른 법정수당보다 많을 때는 약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본 지침이 발표 다음날인 4월9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노동관계 법령을 준수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음 항목들을 점검할 것을 권한다.

우선, 현재 운용 중인 포괄 임금 또는 고정OT 약정이 법원이 요구하는 유효 요건 '근로 시간 산정의 곤란성, 근로자에게 불이익 없을 것, 정당성'을 실제로 충족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특히 출퇴근 기록 시스템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면, '근로 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항변이 법적으로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다음으로, 임금대장과 임금 명세서 기재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있는지, 특히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간 수가 근로자 개인별로 실제 기록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고정OT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실제 근로자별 연장 근로 시간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약정 시간을 초과한 경우 차액을 정산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초과분을 사후 정산하지 않고 방치하면 임금 체불 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근로 시간 산정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직무, 예컨대 외근 영업직이나 출장이 잦은 직군에 대해서는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 제도(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제2항)나 재량근로시간 제도(근로기준법 제58조 제3항)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이 제도들은 근로기준법이 명시한 특례이기 때문에 법적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장창수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前 EY한영회계법인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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