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난해 단 한 편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한국영화가 1년 만에 다시 칸 국제영화제에 복귀했다. 공백 이후 초청이 다시 이뤄진 데 이어 경쟁 부문 진출까지 이어지며 흐름의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는 경쟁·비경쟁·주목할 만한 시선 등 주요 섹션 어디에도 한국 장편 영화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2013년 이후 13년 만이자, 공식·비공식 부문을 통틀어 ‘0편’이라는 이례적인 결과였다.
이 같은 공백은 일시적 결과를 넘어 한국영화의 국제 경쟁력과 산업 구조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졌다. 당시 영화계 일각에서는 투자 위축과 제작 환경 변화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요인을 지적하는 분석도 제기됐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흐름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와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한국영화가 다시 라인업에 포함됐다. 특히 ‘호프’는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22년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과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국 제작) 이후 4년 만이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나홍진 감독에게도 첫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데뷔작 ‘추격자’(2008년, 미드나잇 스크리닝)부터 ‘황해’(2011, 주목할 만한 시선), ‘곡성’(2016, 비경쟁 부문)까지 전작이 꾸준히 칸에 초청됐던 흐름이 경쟁 부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감염사태로 봉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장르물로, ‘부산행’(2016) 이후 다시 해당 섹션에 이름을 올렸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스릴러·누아르·호러 등 장르적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이 초청되는 섹션이다.
한국영화는 이 부문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려온 바 있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시작으로 ‘부산행’ ‘악녀’ ‘헌트’ ‘탈출: 사일런스 프로젝트’ ‘베테랑2’ 등 장르영화들이 흐름을 이어왔다. 다만 지난해에는 해당 부문에서도 초청이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군체’의 초청으로 다시 흐름을 잇게 됐다.
한편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를 둘러싸고 감독 주간 초청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해당 섹션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초청이 확정될 경우 공식 섹션에 이어 비공식 부문까지 한국영화가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칸 일대에서 열리며,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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