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재로 진행한 이슬라마바드 평화 회담이 결국 합의 없이 막을 내렸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12일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테헤란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공식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이 미래지향적인 제안들을 내놓았으나, 두 차례의 전쟁 경험으로 인해 상대방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상태에서 회담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끌고 파키스탄을 방문했던 JD 밴스 부통령 역시 이번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음을 시인했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이 “최선이자 최종적인” 제안을 선의로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테헤란 측이 워싱턴이 내건 조건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결렬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지, 혹은 새로운 형태의 협상을 이어갈지에 대한 중대한 결단 앞에 서게 됐다.
공식적인 합의는 불발됐으나 물밑 접촉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적인 대화 채널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또한 단 한 번의 회의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고 언급해, 향후 비공식적인 중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전쟁의 참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공습 시작 이후 현재까지 총 3375구의 사망자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 중에는 영유아를 포함한 어린이 383명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의 전운은 레바논으로도 번지고 있다. 휴전 기대감 속에 고향을 찾은 레바논 민간인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희생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스리파 마을에서는 장례식을 치르러 간 일가족이 폭격을 받아 어린이를 포함한 네 명의 친척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1일 하루에만 레바논 전역에 집중 포격을 가해 1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냈으며, 국제 사회는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 분쟁 전문가들은 이번 이슬라마바드 회담이 결렬된 주요 원인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 조건과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 범위 사이의 간극을 꼽고 있다. 특히 이란 측은 과거 미국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사례를 들며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 행정부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뿌리 깊은 불신이 확인된 만큼, 향후 중동 정세는 단기적인 소강상태보다는 국지적인 무력 충돌이 반복되는 위태로운 긴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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