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新경영코드③] 수협중앙회, ‘1조 부실’ 털어냈지만…횡령·부당대출 반복에 신뢰회복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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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진 수협중앙회장.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수협중앙회가 1조원 규모 부실자산을 정리하며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횡령과 부당대출이 잇따르는 등 난제에 부딪히고 있다.

내부통제 취약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중앙회 차원의 심사 지원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에 나섰지만 조합 단위 운영에서 발생하는 관리 사각지대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2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수협 회원조합은 지난해 6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년(-2707억원) 대비 적자폭은 축소됐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건전성 지표도 부담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54%로 업계 평균(5.55%)을 웃돌았다.

순자본비율도 4.76%로 전년(4.90%) 대비 0.14%p하락했다. 이는 상호금융권 평균보다 3%p이상 낮은 수준이다. 산림조합(10.85%), 농협(8.59%), 신협(6.32%)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2025년 상호금융권 순자본비율 비교. /정수미 기자

순자본비율은 손실 발생 시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의미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내부통제 실패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재무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어 비율 관리에 더 공을 들이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부실 조합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29곳이던 적자 조합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60곳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손실 규모 역시 1136억원에서 1631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최근 일부 개선 흐름도 감지된다. 수협은 지난해부터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며 약 1조원 규모의 부실자산을 정리했다. 이 중 약 3000억원은 개별 조합이 자체 매각했고, 약 6000억원은 부실채권 매입·추심 자회사인 Sh대부를 통해 일괄 매각했다.

여러 조합의 채권을 묶어 매각하는 방식으로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정리 속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조치로 연체율은 약 1%포인트 하락하며 감소세로 전환됐다.

◇ 횡령까지 터졌다…내부통제 ‘전 과정 실패’ 드러나

단위 수협에서는 올해 제재 공시 기준 16건의 금융사고가 적발되며 내부통제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지난 9일 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굴수하식수협에서는 부당대출과 함께 고객 예탁금 및 어업인 지원 보조금 횡령이 발생했다. 내부통제 절차를 위반한 운영이 확인되면서 기관경고와 함께 임직원에 대한 정직·감봉·변상 등 중징계가 내려졌다.

진해수협은 이자상환능력 검토 소홀, 숙박시설 리모델링 대출 취급 부적정, 부동산 경락대금 대출 취급 부적정 등이 적발돼 20명이 징계를 받았다.

삼척원덕수협은 기업자금대출 심사 과정에서 자금 용도 검증을 소홀히 했고, 서귀포수협은 감정평가 전산 의뢰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 절차를 사용했다. 고성군수협 역시 기존 특인대출 취급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대출을 승인하는 등 부적정 사례가 드러났다.

대출심사 부실을 넘어 자금 유용까지 이어지며 내부통제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유사 유형의 사고가 여러 조합에서 반복되며 개별 문제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협중앙회 2025년 영업실적(잠정). /그래픽=정수미 기자

◇ ‘심사 지원·공동대출’로 보완…인력 격차 해소 시도

단위 수협의 약 30~40%는 연간 순이익이 10억원 안팎에 그칠 정도로 규모가 작고 전문 여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역량 격차가 부실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리스크 관리 방식도 바뀌고 있다. 수협은 대형 여신에 대해 중앙회와 수협은행이 사전 검토를 지원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조합 단위에서 부족했던 심사 역량을 중앙이 보완하는 구조다.

‘상생협약대출’도 확대하고 있다. 중앙과 조합이 함께 대출을 취급하는 방식으로, 예컨대 300억원 규모 대출을 실행할 경우 일부를 조합이 참여하도록 해 우량 자산을 분산 확보하는 구조다.

여신 전략도 보수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수협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가계대출 30%, 기업대출 70% 수준으로 기업 중심 구조다. 과거 부동산 임대업 대출 비중 확대가 부실로 이어진 경험을 반영해 고위험 여신을 줄이고 우량 자산 위주로 재편하는 흐름이다.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수협은 ‘복합점포’를 통해 수도권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복합점포는 수협은행과 회원조합이 공동으로 영업하는 형태로, 은행 영업점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임대 비용 부담을 줄이는 모델이다. 이를 통해 영세 조합이 수도권에서 수익을 확보한 뒤 독립 점포로 확장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금융사고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사후 대응보다 사전 관리에 방점을 두고 인력 확충 등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건전성 개선과 함께 수산업 지원 역할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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