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아가씨' 10주년…김태리는 떠올랐고, 김민희는 사라졌다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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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김태리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10년 전 극장가를 매혹시켰던 영화 '아가씨'의 이 강렬한 대사는 2026년 오늘, 두 주연 배우의 엇갈린 행보를 비추는 묘한 은유가 되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아가씨 히데코와 그녀의 마음을 노린 하녀 숙희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우아한 미장센과 치밀한 연출로 영화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며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신인이었던 김태리에게는 거대한 도약의 기회였다. 김태리는 숙희 역을 통해 강렬한 데뷔를 알리며 충무로의 확실한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이는 그녀의 커리어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김민희, 김태리 / CJ엔터테인먼트

반면, 아가씨 히데코 역으로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던 김민희는 이 작품을 끝으로 대중적인 상업 영화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김민희는 '아가씨' 이후 홍상수 감독 외의 연출자와는 일절 작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어느덧 두 사람의 관계는 11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사랑하는 사이"임을 밝힌 뒤, 세간의 질타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세계를 고수해 왔다.

최근 포착된 김민희의 모습은 충무로의 뮤즈가 아닌 '엄마'의 얼굴이었다. 홍상수 감독과의 사이에서 지난해 4월 아들을 얻은 그녀는 마흔네 살의 나이에 육아에 매진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화려했던 아가씨의 모습 대신 아이를 챙기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대중에게서 멀어진 그녀의 현재를 여실히 보여준다.

10년이라는 세월은 두 배우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한 명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얼굴로 우뚝 섰고, 다른 한 명은 여전히 유부남 신분인 홍상수 감독과의 사랑과 출산이라는 선택 속에 은막 뒤로 물러났다. 아가씨와 하녀로 만나 서로를 구원했던 두 여배우의 10년 뒤 풍경은 이토록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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