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아깝죠. 프로 첫 승을 쉽게 할 수 없구나.”
KIA 타이거즈 2년차 우완 김태형(20)은 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3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볼넷 5실점했다. 데뷔 첫 승을 또 놓쳤다. 김태형으로선 이전 그 어떤 경기보다 아까웠을 듯하다. 왜냐하면 타선이 김태형에게 3회까지 무려 12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회까지 1실점한 김태형은 4회 들어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1사 이후 폭투 포함 연속 4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최형우에게 몸쪽 147km 포심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더 몸쪽으로 붙은, 정말 치기 어려운 공이었으나 타자가 최형우였다는 게 김태형에겐 불운이었다. 최형우가 순전히 기술로 만들어낸 홈런이었다.
이미 투구수 88구를 채웠고, 후속 르윈 디아즈와 구자욱이 버티고 있는 상황. 스코어는 12-5. 이범호 감독은 어지간하면 김태형에게 5회까지 던지게 해 승리요건을 만들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지난 겨울 몸을 잘 만들어 구속을 153km까지 올렸다. 킥 체인지와 슬러브를 배워 확 달라졌다.
결정적으로 맞더라도 정면승부를 하는 그 당찬 투구를 마음에 들어 한다. 정면승부를 하니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피드백이 가능하고, 거기서 내린 결론 중 하나가 슬러브 장착이었다. 마침 변화구 습득력이 좋아서 이동걸 투수코치에게 실전서 써도 좋다는 합격점까지 받았다. 한 마디로 이범호 감독과 코치들은 요즘 김태형이 참 예쁘다.
그러나 12점을 지원 받고도 투구수 조절에 실패했으니, 그 또한 김태형의 과제다. 이범호 감독은 9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이 취소된 뒤 “아깝죠. 투수코치가 개수 많다고 해서 바꿨다. 점수차이가 많이 나다 보면 공격적으로 들어가려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그러면서 배우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했다.
적어도 이날만큼은 너무 공격적이어서 얻어 맞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프로야구에 들어와서 첫 승을 쉽게 할 수 없구나를 태형이가 느꼈을 것 같다. 충분히 좋은 구위를 가졌다. 차근차근, 점수차가 많이 날 때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가야 하는 걸 배우지 않았을까. 첫 승을 빨리 따내면 홀가분하고 좋을 것이다. 어떻게든 5회까지 만들어보려고 했는데…5회는 올라가기 힘들 것 같다고 해서 바꿨다”라고 했다.
이제 김태형에겐 좋은 무기들이 생겼으니, 이를 잘 버무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범호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한 이닝에 투구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솔로홈런 하나는 허용해도 된다. 투수 입장에서 솔로홈런 한 방 맞는 걸 싫어하다 보니 주자가 쌓이고, 투구수가 많아지고 힘들어지는데, 솔로홈런 한 방 맞아도 되니 공격적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김태형은 비록 프로 데뷔 10번째 도전에서도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태형에 대해 언급하는 이범호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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