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우리카드는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최대 이익을 내는 핵심 축이다. 진성원 사장 체제에서 2025년 순이익 1500억원을 기록하며 지주 출범 이후 비은행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외형은 업계 하위권에 머문다. 총채권(영업자산) 기준 약 16조5000억원 규모로 카드업계 6위 수준에 그치며, 상위 카드사와는 두 자릿수 조 단위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리스크 완충 여력도 제한적이며, 연체율도 업계 평균을 상회한다.

◇ 독자카드·글로벌·플랫폼…멈출 수 없는 영업 확장
진성원 사장은 취임 이후 외형 한계와 리스크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를 돌파하기 위해 독자카드 체제 구축에 나섰다. BC카드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결제망과 가맹점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데이터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독자카드 비중은 1년 만에 7.4%에서 24.5%로 상승했고, 가맹점 수도 190만개를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실적은 뚜렷한 변곡점을 겪었다. 영업이익은 2021년 2710억원, 2022년 2770억원까지 증가했지만 2023년 1400억원으로 급감했다. 독자가맹점 확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본격 반영된 영향이다. 이후 2024년 1860억원, 2025년 2070억원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며 ‘선투자 후수익’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카드는 국내를 넘어 해외와 플랫폼 영역으로도 영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5년 순이익 76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았고, 국가 간 QR결제 서비스 도입을 통해 현지 결제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앱 ‘우리WON카드’와 ‘우리WON페이’를 중심으로 결제·자산관리·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생활금융 플랫폼 전환도 추진 중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1월~12월) 기준 ‘우리WON카드’의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8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카드(694만명), 현대카드(683만명)와 비교해 이용자 기반에서 여전히 격차가 있는 수준으로, 우리카드가 상위 카드사를 바짝 추격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 작은 외형의 구조적 한계…카드론 의존 속 ‘연체 전이’ 가속
문제는 성장 방식이다. 우리카드는 자산 확대 과정에서 카드론 등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왔다. 2025년 기준 카드론 자산은 4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자산의 약 30% 수준을 차지한다.
여기에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등 단기·고금리 금융자산까지 포함할 경우 카드대출 자산 비중은 40% 내외 수준으로 추정된다. 외형 확대에는 효과적이지만, 경기와 금리 환경에 따라 연체로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는 이 같은 취약성이 더욱 부각된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자산은 조달비용 부담과 차주 상환능력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에 이중 압박을 가하는 특징이 있다.
실제 건전성 지표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금융감독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2%로 업계 평균(1.6%)을 웃돈다. 반면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약 210%로 업계 평균(290%)을 하회, 손실 흡수 여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는 자산 규모가 큰 카드사들이 충당금 적립과 리스크 관리 여력을 바탕으로 건전성을 방어하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우리카드는 상대적으로 작은 외형과 카드대출 중심의 자산 구조가 맞물리면서, 경기 변동 시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구조를 안고 있다.
은행 계열 카드사라는 점도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 고객 기반 중심의 영업은 안정성은 높지만 성장 속도가 제한적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자산 확대에 의존하는 구조가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카드론 중심 자산 확대가 외형 성장으로 이어지고, 해당 자산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연체로 전이되며 건전성을 다시 압박하는 흐름이 반복된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우리카드의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를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전성 저하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장 강한 경고를 보냈고, 한국기업평가는 조달비용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회복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NICE신용평가 역시 업황 둔화 속에서 건전성 부담 확대를 주요 리스크로 짚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산 성장 과정에서 건전성 저하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특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중심 자산 구조는 경기 변화에 따라 손실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배당성향 20% 밑돌아…리스크 반영된 주주환원
이 같은 건전성 부담은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우리카드는 업황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전년 대비 1.9% 증가한 약 1500억원 순이익을 올리며 우리금융 내 비은행 핵심 수익원 역할을 이어갔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서 배당금 전액이 지주로 이전되는 구조임에도 배당성향은 20%를 밑도는 수준으로 결정했다.
이는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하는 KB국민카드와 대비된다. 외형과 실적뿐 아니라 향후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배당 정책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우리카드는 이익 창출력 대비 보수적인 자본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건전성 부담이 여전히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카드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개별 리스크 지표뿐만 아니라 자본적정성과 레버리지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고 있다”면서 “순이익의 일부를 내부 유보하면서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진성원 사장은 올해도 독자카드 기반 확대와 플랫폼 전환,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 결제망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데이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결제 사업과 생활금융 플랫폼 고도화를 병행하는 전략이다.
다만 외형 확대와 수익 회복 속도 대비 리스크 부담이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전략의 지속 여부보다 건전성 관리 역량이 향후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건전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중장기 수익 안정화 기반을 다졌다”며 “향후 건전성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 기반을 갖춘 카드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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