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간남 또는 상간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한 차례 판결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은 그 시점에서 문제가 정리될 것이라 기대한다. 법원이 위자료 지급을 명했으니 적어도 그 이후에는 불륜관계가 끊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판결 이후에도 배우자와 상간자가 연락을 이어가고 다시 만나면서, 오히려 더 대담하게 행동하는 사례도 있다. 피해를 입은 배우자 입장에서는 배신감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미 법원의 판단까지 받았는데도 관계가 계속된다면, 그때부터는 충격보다 실제 대응 방법이 더 중요해진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던 A씨는 배우자와 상간녀 문제로 큰 고통을 겪은 끝에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위자료 판결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통화내역, 메시지, 이동 정황이 확인되었고 법원도 부정행위를 인정하였다.
A씨는 적어도 그 판결 이후에는 상황이 멈출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몇 달 뒤 배우자는 파주시 일대에서 상간녀와 함께 있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포착되었다. 결국 A씨는 김포시 인근에서 두 사람이 밤늦게 식사한 뒤 손을 잡고 이동하는 모습까지 확인하게 되었다. 이미 한 차례 판결이 있었는데도 외도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충격이었다.
이런 경우 먼저 알아둘 점은, 앞선 상간판결이 있었다고 해서 이후의 모든 행위까지 자동으로 그 판결 안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첫 번째 판결은 과거의 침해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한 것이고, 그 이후 다시 연락하고 만나며 관계를 이어간 정황이 새롭게 확인된다면 그 부분은 별도의 새로운 침해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결국 핵심은 예전에도 그랬다는 감정이 아니라, 판결 이후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관계가 이어졌는지를 새 증거로 보여주는 데 있다.
이때 가장 흔한 실수는 화가 난 나머지 상대방 휴대폰을 몰래 열어보거나 위치추적, 불법 녹음 같은 위험한 방법부터 떠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일수록 적법하고 객관적인 흔적을 차분히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카드 사용 시점, 차량 블랙박스, 주차장 출입 영상, CCTV, 공개된 메시지 흔적, 통화 빈도, 동선의 반복성, 제3자의 목격 내용은 서로 결합될 때 더 큰 힘을 가진다.
특히 판결 이후 사건은 시간 구분이 중요하다. 첫 소송에서 문제 되었던 시기와 그 이후 다시 시작되거나 계속된 시기를 섞어 버리면 오히려 주장이 흐려질 수 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판결 선고일이나 확정일 이후의 자료를 따로 정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언제 통화가 재개되었는지, 언제 만남이 확인되었는지, 숙박이나 여행 정황이 있었는지, 어떤 거짓말로 외출을 반복했는지를 날짜순으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추가 손해배상청구를 하더라도 과거의 반복이 아니라 판결 이후에도 계속된 새로운 침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배우자와의 혼인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면 이혼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 문제까지 함께 정리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상간판결까지 받았는데도 배우자가 관계를 끊지 않았다면, 이는 혼인관계 회복 가능성을 판단할 때도 가볍게 보기 어렵다. 결국 두 번째 대응은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앞으로 혼인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까지 포함한 판단이어야 한다.
결국 상간판결 이후에도 부정행위가 계속되는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분노의 크기가 아니라 대응의 순서다. 판결 이후 시점을 기준으로 새 증거를 구분해 확보하고, 기존 소송의 연장선이 아니라 새로운 침해행위라는 구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혼인 유지 여부와 함께 이혼소송, 추가 위자료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면 증거가 흩어지고, 반대로 너무 참고만 있으면 판결 이후의 추가 침해를 놓치기 쉽다. 이럴수록 관련 사건을 꾸준히 다뤄 온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정리하고 대응의 우선순위를 점검해 보는 방법도 현실적인 선택으로 추천할 만하다.
상간판결은 끝을 의미할 때도 있지만, 어떤 사건에서는 오히려 진짜 대응이 시작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법원 판단까지 받고도 관계를 끊지 못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두 번째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탄식보다 정리다. 판결 이후의 만남은 다시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은 결국 다시 책임의 문제가 된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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