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요즘 거리 곳곳을 지나다 보면 선거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친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이다. 아직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시작되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2일까지다. 그렇다면 지금 보이는 선거 활동은 모두 불법일까. 그렇지는 않다. 현재는 선거운동기간 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은 제한되지만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경우에는 명함 배부나 전화 홍보 등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이 허용된다.
지금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활동 대부분은 이 같은 ‘예비후보자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선거법상 어디까지가 허용된 정치 활동이고, 어디서부터가 선거운동인지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같은 인사 한마디, 같은 행사 참석도 시기와 방식에 따라 위법이 될 수 있다. 결국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Q. 선거운동은 정확히 어디까지를 의미하나
선거운동은 단순히 “표를 달라”고 말하는 행위만을 뜻하지 않는다. 법적으로는 특정 후보가 당선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가진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결국 핵심은 행동이 아니라 ‘목적’이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의 범위는 넓게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책 설명이나 의견 표명처럼 보이더라도 특정 후보와 연결되고 지지를 유도하는 맥락이 드러나면 선거운동으로 판단될 수 있다.
선거운동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서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당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났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5도11812 판결).
Q. 단순 인사나 의견 표현도 선거운동이 될 수 있나
명절 인사나 일상적인 안부 표현 자체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의례적 인사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같은 인사라도 상황이 달라지면 해석도 달라진다. 특정 시기에 반복적으로 유권자를 접촉하거나, 자신의 이름과 직책을 강조하며 인사를 건네는 경우라면 선거운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 결국 말의 내용보다 그 말이 전달되는 맥락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Q. 출마 기자회견과 공약 발표는 어디까지 허용되나
출마 기자회견과 공약 발표 자체는 허용된다. 후보자가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는 것은 선거 과정에서 필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식이 문제다.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려 다수의 유권자를 조직적으로 모으고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는 수준으로 진행된다면 위법이 될 수 있다. 정보 전달과 지지 호소의 경계가 여기서 갈린다.
Q. 명함 배부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명함은 대표적인 선거운동 수단이지만, 아무 곳에서나 자유롭게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집집마다 찾아다니는 ‘호별 방문’ 방식은 금지된다. 또 병원이나 종교시설, 교통수단 내부처럼 유권자가 거부하기 어려운 공간에서는 명함 배부가 제한된다. 같은 명함 배부라도 장소와 방식에 따라 합법과 위법이 갈리는 이유다. 명함은 허용된 수단이지만 동시에 가장 쉽게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Q. 행사 참석과 길거리 인사는 선거운동인가
행사 참석이나 주민들과의 인사 자체는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지역 행사에서 악수를 하거나 안부를 묻는 행위는 정치인의 일상적 활동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여기서 지지 요청이 결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다수를 대상으로 발언하거나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순간 선거운동으로 전환된다. 결국 ‘인사’와 ‘유세’는 한 끗 차이다.
Q. 종교집회나 모임에서 후보 언급은 가능한가
종교집회나 모임에서도 기본적인 정보 전달은 가능하다. 특정 인물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정도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교나 강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발언을 하면 위법이 된다. 조직의 영향력이 개입되는 순간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이 개인보다 ‘집단’을 더 엄격하게 보는 이유다.
Q. SNS와 온라인 활동은 어디까지 허용되나
SNS는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규제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개인적인 의견 표현이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허용된다. 그러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반복되거나 다수에게 조직적으로 확산되는 경우에는 선거운동으로 판단될 수 있다. 특히 문자메시지나 자동 전송 방식은 횟수와 방식에 제한이 있다. 온라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다.
Q. 문자메시지나 전화 선거운동은 가능한가
전화나 개인 간 대화는 일정 범위에서 허용된다. 직접 통화 방식의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그러나 자동 발송 시스템이나 대량 메시지 전송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특히 야간 시간대 전화 선거운동도 금지된다. 결국 ‘개별 접촉’은 허용되지만 ‘대량 확산’은 규제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Q. 18세 유권자도 선거운동이 가능한가
18세 이상 유권자는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SNS 게시나 문자 발송, 선거사무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이 허용된다. 다만 학교 안에서는 제한이 따른다. 교실이나 학교 시설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금지된다. 교육 공간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참여는 열려 있지만, 방식과 공간은 통제되는 구조다.
선거운동은 특별한 행위가 아니다. 같은 인사 한마디, 같은 게시글 하나도 시기와 방식에 따라 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의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유권자에게 영향을 주려 했는가. 이 질문에 따라 합법과 위법이 갈린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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