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최형우(삼성 라이온즈) 공백보다 박찬호(두산 베어스) 공백이 클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개막 원정 5연전서 1승4패로 부진했던 건 타선보다 마운드 탓이라고 봐야 한다. SSG 랜더스와의 지난달 28일 개막전 5-0 리드를 못 지킨 여파가 분명히 있었다. 단, 개막전 이후 KIA 불펜은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는 추세다. 올해 KIA 불펜은 ‘골라 쓰는 재미’를 최대한 활용할 여지가 있다.

선발진은 역시 토종 3인방의 경기력이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양현종은 140km을 어렵게 돌파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이 지난 1~2년 사이 확연히 떨어진 건 부인할 수 없다. 이의리의 제구 기복은 아직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 신인 김태형이 두 선배보다 첫 등판 내용과 결과가 나았다. 그러나 이 선수는 전력의 상수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와르르 무너질 정도의 경쟁력을 가진 것 또한 아니다.
그래서 야수진과의 조합이 중요하다. KIA 야수들은 개막 원정 5연전서 팀 타율 0.260으로 6위, 팀 홈런 4개로 공동 7위, 팀 타점 22개로 8위, 팀 OPS 0.735로 6위였다. SSG와의 개막 2연전서 나름대로 활발했지만, LG 트윈스 마운드를 만나 주춤했던 양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2일 잠실 LG전의 경우 해결사 최형우의 공백이 느껴졌다. 7안타 2볼넷으로 9명이 출루하고도 1득점에 그쳤다. 2회초에 1점을 선취하고도 7이닝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9회초만 해도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1사 1,2루 역전 찬스를 잡았으나 끝내 한 방이 안 나왔다.
KIA의 개막 5연전 득점권타율은 0.250으로 리그 7위다, 찬스, 승부처에 강한 최형우의 공백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물론 최형우가 뛴 작년에도 KIA 타선의 생산력은 중~하위권이었다. 그러나 부상 여파가 컸다. 올 시즌은 주축들이 건강하게 시즌에 들어간 상태다. 때문에 최형우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 방이 안 나오면, 짜내기를 해야 하는데 KIA가 이 부분도 취약하다. KIA는 개막 5연전서 도루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심지어 도루 시도도 한 번에 불과했다. 팀 타율이 6위, 팀 출루율이 0.345로 7위이긴 했다. 그러나 뛸 생각도 안 했고, 뛸 선수도 마땅치 않다.
기본적으로 이범호 감독이 144경기 레이스에서 뛰는 야구가 장점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다. 이미 지난해 야수 줄부상을 겪었기 때문에, 리스크를 의식하지 않을 순 없다. 본인의 현역 시절 스타일처럼, 뛰는 것보다 건강한 몸으로 한 방을 치는 게 낫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지금 KIA에 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별로 없다. 주전들 중에서 20도루 이상 가능한 선수는 김도영과 윤도현(이상 23), 김호령(34) 정도다. 김도영은 일단 개막 후 20경기까지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다지는 기간으로 설정했다.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도루를 시도할 전망이다.
윤도현은 늘 건강을 신경 써야 한다. 2일 잠실 LG전서도 1일 잠실 LG전 발등 부상 여파로 결장했다. 이밖에 김호령은 개막 5경기서 타율 0.200이라서, 뛰는 야구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또 풀타임 주전이 처음이라 20도루 경험도 없다. 박재현, 박정우 등이 도루에 능하고 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주전으로 뛰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2할대 후반의 타율에 30도루가 가능한 박찬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박찬호가 떠나면서 KIA의 강력한 득점루트 하나가 사라졌다. 김호령은 박찬호와 야구를 하는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김호령에게 박찬호처럼 해주길 바랄 순 없다.
어쨌든 전력이 작년보다 약화된 상황서 뛰는 야구로 활로를 못 뚫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경기가 안 풀리면 도루나 원히트 투 베이스 등으로 흐름을 바꿔야 하는데 그럴 카드가 부족하다. KIA가 개막 5연전서 도루 시도가 하나밖에 없었다는 건 그만큼 상대 배터리, 내야수들이 편하게 수비를 했다는 뜻이다.

결국 김도영과 김호령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찬호가 생각이 안 날 순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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