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광주광역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지 18년이 지났다.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며 시작된 이 제도는 최근 들어 그 취지를 돌아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수준이 낮아지고 재정 부담은 크게 늘어나는 등 '엇박자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광주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버스 노선과 정류장 수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실제 서비스의 핵심 지표인 총 운행거리는 10.8% 감소했다. 승객 수 역시 코로나 이전 대비 82.6% 수준에 머물렀다. 시민이 체감하는 버스 서비스가 나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외형은 유지됐지만, 실질은 후퇴한 셈이다.
반면 재정 상황은 정반대다. 같은 기간 재정지원금은 733억 원에서 1364억 원으로 86.2% 급증했다. 특히 2024년 기준 재정지원금이 운송수입의 127%에 달한다는 점은 심각하다. 이제는 적자를 메우는 수준을 넘어, 지방재정이 구조적으로 시스템을 떠받치는 형국이다. 시민은 이미 세금으로 부담하고 있는데, 여기에 요금 인상까지 더해진다면 이중 부담은 불가피하다.
비용 상승도 뚜렷하다. 1일 대당 표준운송원가는 64만 6618원에서 78만 8484원으로 상승했다. 인건비와 연료비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비용 증가 자체가 아니라, 이를 관리하고 설명하는 시스템의 부재다. 효율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버스요금을 125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운영 구조 개혁 없이 추진되는 요금 인상은 해법이 아니라 '책임 회피'에 가깝다. 이미 시민은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 서비스 개선 없이 요금만 올리는 정책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현재 준공영제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의 분리'다. 노선과 요금은 공공이 결정하지만, 운영은 민간이 맡는다. 적자는 공공이 부담하고, 경영 책임은 흐려지는 구조다. 이로 인해 노선 중복, 비효율적 배차, 반복되는 노사 갈등 등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 이후, 교통체계 역시 광역 단위로 재편이 불가피하다. 지금과 같은 도시 중심의 준공영제로는 광역 이동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간선·지선 체계 개편과 광역버스 확충 등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준공영제 운영 전반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독립적 회계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재정지원은 단순 적자 보전이 아니라, 배차 간격·안전·정시성 등 시민 체감 지표와 연동돼야 하며, 노선 구조 역시 수요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고, 무엇보다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경실련은 "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공공 인프라다. 지금 광주에 필요한 것은 요금 인상이 아니라 책임 있는 개혁이다. '세금은 늘고 서비스는 줄어드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준공영제는 더 이상 공공정책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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