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매출 감소 장기화에 신동빈 승부수 ‘오카도’까지 지연… ‘유통 명가’ 재건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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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12월 5일 오후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롯데쇼핑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롯데쇼핑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롯데쇼핑의 매출 감소세가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부수로 내세운 오카도 프로젝트까지 흔들리면서 향후 성장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7384억원, 영업이익 5470억원, 당기순이익 7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6%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매출 감소 흐름이 이미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0년 16조1844억원이던 매출은 △2021년 15조5737억원 △2022년 15조4760억원 △2023년 14조5559억원 △2024년 13조9866억원, 2025년 13조7384억원으로 매년 감소하며 5년 새 약 3조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마트·슈퍼 사업 부문은 매출 5조1513억, 영업손실은 486억원을 냈다.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 역시 매출 1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고, 영업손실 2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한때 그룹 내 대표 캐시카우였던 롯데홈쇼핑은 2021년 매출 1조1030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 9023억원으로 주저앉았고, 영업이익은 45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상황이 이렇자 중장기 목표도 후퇴했다. 롯데쇼핑은 2023년 CEO IR Day에 제시했던 2026년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 목표를 매출 14조3000억원, 영업이익 6500억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기존 목표와 비교하면 매출은 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3500억원 줄어든 수치다.

백화점 사업만이 사실상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부문은 매출 3조2127억원, 영업이익 49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5470억원)의 약 9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수익이 백화점에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수익이 롯데쇼핑 전체의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마트와 홈쇼핑의 매출 감소가 계속되는 것은 심각한 신호”라며 “주력 사업부들이 제 역할을 못 하고 백화점 실적에만 매달리는 기형적 구조”라고 진단했다.

실적 흐름은 경영진 교체로도 이어졌다. 2026년 정기 인사에서 롯데쇼핑 유통군HQ 총괄대표를 맡았던 김상현 전 부회장을 비롯해 정준호 전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전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모두 퇴임했다. 업계에서는 매출 감소와 사업 부진이 이어진 데 따른 실적 부진 책임론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새로운 성장축으로 오카도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영국 오카도와 협력해 자동화 물류 기반의 온라인 그로서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2023년 12월 부산 고객 풀필먼트센터(CFC) 기공식에서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오카도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마저 시작 전부터 일정 차질을 빚으며 흔들리고 있다. 1호 CFC인 부산 CFC는 당초 2025년 말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2026년 상반기로 한 차례 미뤄졌고, 최근에는 7월 중순에서 8월 초로 다시 늦춰졌다. 착공 당시 계획보다 두 차례 지연된 셈이다.

또한 오카도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김상현 전 부회장이 물러나며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 2호 고양 CFC 공사마저 일시 중단되는 등 사업 전반에서 변수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롯데지주가 올해 초 오카도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 회장은 올해 1월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명확한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타당성 검토를 강화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 이후 진행된 통상적인 감사”라고 일축했다.

롯데쇼핑은 오카도를 포함한 신사업과 기존 사업 재편을 병행하고 있다. 수익 구조와 사업별 실적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향후 체질 개선 여부가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원재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20일 롯데리테일아카데미 대회의장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사업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며 “수익성 중심의 점포 운영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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