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4타점보다 놀라운 미친 호수비.
KIA 타이거즈는 28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전서 5-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7로 대역전패했다. 시범경기서 맹활약한 이적생 김범수, 부활을 기대한 정해영과 조상우가 차례로 무너졌다. 시범경기서 부진한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은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안 좋은 이슈 속에서도 긍정적인 대목들이 있었다. 김선빈, 나성범, 김도영 등 지난해 부상에 신음했던 타자들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새 외국인타자 헤럴드 카스트로는 3안타를 터트리며 KBO리그 연착륙을 알렸다.
가장 고무적인 건 김선빈이었다. 김선빈은 5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건강하면 타격이야 걱정할 게 없는 선수다. KBO리그 오른손타자 중 우측으로 가장 타구를 잘 보내는 타자다. 괜히 ‘밀어치기 장인’이 아니다.
실제 안타 두 방 모두 우측으로 터졌다. 3회 미치 화이트의 151km 한가운데 포심을 우측으로 잘 밀어내며 1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5회에는 볼카운트 2B2S서 8구 접전 끝에 화이트의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벗어나는 커터를 툭 밀어 2타점 우전적시타를 뽑아냈다.
전형적인 김선빈다운 타격이었고, 사실 더 놀라운 건 수비였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성한의 타구를 몸을 한바퀴 돌리면서 넘어질 듯 걷어낸 뒤 1루에 송구,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김선빈의 순발력이 살아있다는 걸 증명한 장면이었다.
진정한 미친 호수비는 7회 무사 만루서 나왔다. 우타자 조형우에게 대비, 2루 쪽으로 붙어있긴 했다. 그러나 조형우가 성영탁의 투심을 잘 공략, 중앙 외야로 빠져나가는 듯한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선빈이 재빨리 쫓아가 쓰러질 듯 타구를 걷어낸 뒤 2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박민에게 정확하게 토스했다. 심지어 자세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박민이 공을 한번에 글러브에서 빼내지 못해 더블플레이가 되지 않은 게 흠이었다. 2점을 내줄 타구를 1점으로 막은, 미친 호수비였다.
김선빈은 최근 1~2년간 수비범위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잔부상으로 빠진 시간도 길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 비활동기간에 개인훈련을 강도 높게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됐다. 살을 상당히 뺀 채로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 출국 현장에 나타나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실제 본인도 살이 빠지니 수비할 때 도움이 확실히 된다고 했다.
그 사이 윤도현이 김선빈의 2루수 후계자로 떠올랐다. 김선빈은 지난 시즌 막판 윤도현의 도전을 다 받아주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지키고 있다. 아마미오시마 캠프에서 지켜보니, 타격은 말할 것도 없고 수비의 안정감, 부드러움에서 여전히 우수했다. 포구 동작이 다소 딱딱하다는 평가를 받은 윤도현과 클래스가 달랐다. 그 어떤 젊은 백업 내야수들보다 수비가 매끄러웠다.

결국 김선빈은 3년 30억원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해 2루수를 실력으로 지킬 전망이다. 윤도현은 그 사이 1루수비를 열심히 준비했고, 1루 전향을 한 줄 알았던 오선우를 다시 외야로 보냈다. 김선빈과 윤도현이 공존하려면 윤도현이 1루수로 나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인다. 김선빈이 지지부진한 2025년을 딛고 부활의 2026시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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