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외국인들이 이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30조원 이상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이달 순매도액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올라 차익실현 수요가 쌓인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와 고유가·고환율 등이 겹치면서 외국이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0조3716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은 3조8772억원을 매도하면서 7거래일 연속 조 단위 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중동 리스크로 올해 들어 급등한 코스피 시장에 대한 차익실현 수요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 이후 약 30% 상승했으며, 지난 한 해 동안에도 7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스피 강세장을 견인해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등 주요 대형주에 매도세가 몰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47조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반도체 업종만 46조원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9.1%로 주저앉았다.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주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순매도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며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자 시장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8.01달러로 전거래일보다 5.8%나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도 배럴당 94.48달러로 4.2% 상승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가 오르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화 약세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며칠째 15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23일 중동 정세 악화 여파로 1517.3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고 기업 실적 가시성이 확인될 경우 외국인이 돌아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터보퀀트 쇼크,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사태가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기계적인 비중 조절과 차익실현 유인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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