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 제약업계, 반려동물 의약품 키운다…차세대 성장 축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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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강아지에게 광견병 예방 주사를 놓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전문 의약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HK이노엔, 유유제약 등 주요 제약사가 동물용 의약품 개발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체용 신약 개발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전용 치료제 임상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올해 초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반려견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플로디시티닙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플로디시티닙은 대웅제약이 자체 발굴한 소분자 물질을 기반으로 한 JAK 억제제(염증 신호 차단 약물) 계열 신약이다.

개발은 인체용 신약과 유사한 단계로 진행됐다. 2023년 임상 2상을 마쳤고, 2024년 임상 3상에 착수해 지난해 말 종료했다. 동일 성분을 기반으로 한 인체용 의약품 임상 1상도 함께 진행 중이다.

임상 3상에서는 피부 병변의 범위와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CADESI)가 투약 전 대비 감소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일부 환자군에서는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 폭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동물의약품 특성상 실제 치료 환경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추가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만큼 허가 이후 사용 데이터를 통한 검증도 이어질 전망이다.

HK이노엔도 반려동물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JAK-1 억제제 계열 신약 ‘IN-115314’를 인체용은 외용제, 반려견용은 경구제로 각각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검역본부로부터 반려견 대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이후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인체 적응증은 임상 2상 단계다.

임상은 아토피 피부염 반려견을 대상으로 IN-115314와 기존 치료제 오클라시티닙을 각각 경구 투여해 소양증과 피부 병변 개선 효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국내 10여개 동물병원이 참여하는 다기관 임상이다.

유유제약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영국 동결건조 사료 기업 제임스앤엘라 홈페이지. /유유제약

유유제약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약 450만달러(약 66억원)를 출자해 지주회사 유유벤처를 설립하고,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유유벤처는 자회사인 유유바이오와 머빈스펫케어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유유바이오는 미국 UCLA 창업지원센터에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개발사로, 한국 본사의 컨트롤타워 아래 미국 현지 인프라를 활용해 임상 및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반려동물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이며, 고양이 피부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있다.

또 다른 자회사인 머빈스펫케어는 고양이를 타깃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관절·피부·장 건강 제품군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첫 제품인 고양이용 치아 건강기능식품과 스틱형 영양제는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유통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영국 반려동물 동결건조 사료 기업 제임스앤엘라에 투자를 단행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박노용 유유제약 대표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반려동물 사업을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사가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빠른 시장 성장세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에 따르면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은 2022년 470억달러(69조5000억원)에서 2032년 995억달러(147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20년 3조4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물의약품은 글로벌 선점 기업의 지배력이 절대적이지 않고 국내 기업 간 경쟁도 초기 단계여서 진입 여건이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인체용 의약품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임상 기간과 낮은 비용 부담도 강점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물용 의약품은 신규 파이프라인으로서 매력도가 높고 글로벌 시장 또한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진입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동물용 의약품 심사 체계 강화를 통해 신약 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4년 5월 동물용 신약 전담 심사팀을 신설한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신약 7품목을 허가했다. 최근 5년간 허가 실적은 2021년 6건, 2022년 0건, 2023년 1건, 2024년 7건, 지난해 7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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