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규모는 줄었는데 개별 부담은 증가" 자영업 연체 '경고등'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093조원에 육박했다. 양적 팽창은 둔화됐지만,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 리스크'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전체적인 부채 증가 속도가 예전보다 느려졌음에도, 고금리와 경기 부진 영향으로 취약 계층의 부실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주 수는 32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4000만원으로 오히려 확대돼 개별 차주의 부채 부담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와 기업을 아우르는 민간 부문의 부채 지표는 겉보기에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7%로 낮아졌고, 벌어들인 소득 대비 빚의 비중(139.8%)도 줄며 개선세를 보였다.

기업 대출 역시 2.2%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다만 속사정은 다르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번 돈으로 이자조차 내기 힘든 '수익성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고스란히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6%를 기록, 장기 평균치인 1.58%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저축은행(3.64%) 등 비은행권과 취약 자영업자(12.14%)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14조6000억원으로 1년 새 1조1000억원 늘어났다.

최근 불거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향후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한은은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원가 부담이 커지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이는 곧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환율과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외환·금융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대비 환율 상승폭이 커졌으며, 주식시장 역시 중동 상황 발생 직후 큰 폭으로 움직였다.

이수형 한은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이나 중동 리스크와 성장 양극화로 인한 취약부문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며 "대외 충격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대응능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관리 노력 등으로 증가세는 조절되고 있으나, 자영업자 연체율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 회생 가능성이 낮은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폐업 지원 등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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