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수인 칼럼니스트] 3강4중3약.
오늘(26일)부터 매달 1,3주 월요일 오전에 “김수인의 야구땜시 살아~”를 연재합니다. 필자인 김수인 야구 칼럼니스트는 1986년 5월부터 야구 취재를 시작한 ‘40년’ 야구 전문가입니다. 스포츠서울 창간 멤버, 스포츠조선 야구부장-야구大기자를 거치며 수많은 기사와 칼럼을 일간신문, 주간지, 월간지, 인터넷 매체에 게재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와 뒷이야기뿐 아니라 스타 감독과 선수들의 재미난 에피소드도 필자의 취재 수첩에 빼곡히 저장돼 있어 연간 1200만명 관중시대의 든든한 동반자로 야구판의 희로애락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편집자>

드디어 소리없는 총성이 울린다. 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을 깨고 오는 28일 개막되는 것. 과연 올해 어느 팀들이 상위권 싸움을 벌여 최종 한국시리즈 우승을 쟁취할 것인가. 해마다 기자, 해설위원 포함 많은 야구전문가들이 강, 중, 약팀을 가리지만 언제나 정답을 맞추진 못한다.
왜냐하면, 각팀 전력을 생생히 꿰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당 팀 상황을 정확히 알려면, 스프링캠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10개팀 캠프를 모두 돌아본다는 것은 비용으로, 또 시간으로 보나 어느 누구도 해낼수 없다.
그래서 모든 전문가들이 지난해 성적을 기반으로 외국인, 신인, FA 등 영입 선수의 전력을 감안해 다소 두루뭉술하게 점칠수 밖에 없다. 시즌이 끝나면 예상은 모두 틀려 그 누구도 시즌초 ‘예고’를 돌이키지 않는다. 올해의 특징과 팀별 상황을 분석해 독자 나름대로 판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시범경기 통산 13번째 1위 롯데, 올해도 ‘봄데’?
먼저, 시범경기를 살펴보자. 롯데가 지난 24일 끝난 시범경기에서 8승2무2패(승률 0.800)로 역대 최다인 13번째 1위에 2011년 이후 15년만에 단독 1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롯데를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여기는 전문가는 물론, 팬도 없다.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본 경기에 앞선 워밍업이라 롯데는 시즌 초반 반짝하는 ‘봄데’일 가능성이 많다. 시범경기에서 투수들은 70~80%(타자들은 80~90%)의 컨디션으로 실전 대비 테스트를 하는 만큼 전력 피칭을 하지 않는 상대로 만들어낸 안타와 홈런은 정규시즌과 상관없는 ‘헛방’일수 있다.
그러므로 시범경기 성적은 무시해도 상관없다. ‘돌아온 에이스’인 구창모(NC), 2년만의 화려한 컴백을 노리는 ‘2024 리그 MVP’ 김도영(KIA), 각팀의 새로운 외인-아시아쿼터 투수들이 겨우내 얼마만큼 준비했는지를 체크하는게 관전 포인트다.
컨디션 회복못한 WBC대표, 초반 부진 가능성
두번째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후유증이다. 한국계 2인, 메이저리거인 이정후와 김혜성을 뺀 26명의 국내팀 국가대표들은 예년보다 시즌 스타트를 한달 가량 앞서 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수 밖에 없다. 더구나 대표선수들이 지난 16일 귀국후 시차 적응을 위해 5~6일은 쉬어야 함에도 2,3일만에 무리하게 시범경기에 나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여름철이 닥치면 컨디션이 흐트러질수 있다. 문보경(LG), 안현민(KT)등 WBC 주력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를 관찰하는 것도 또다른 관전 재미.
세번째는 무더위를 이길 체력을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연마했느냐다. 지난해는 역대 가장 뜨거웠던 6월 더위에, 한여름에는 40도 가까운 폭염이 이어져 체력이 약하면 순위싸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비근한 예가 롯데다. 롯데는 지난 시즌 8월 7일부터 23일까지 12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3위에서 7위로 떨어져 14년만의 가을야구가 물거품됐다. 롯데가 맥없이 추락한 것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율훈련’을 중시했던 탓으로 알려졌다. 집중적이고 강압적인 체력훈련을 도외시해 한여름에 치고 나갈 힘을 얻지 못했던 것.
올해도 7,8월에 부진한 팀이나 선수들은 캠프에서 체력보다 기술훈련에 치중했던 것으로 보면 된다. 3월 25일 중부 일부 지방은 초여름 날씨인 최고 24.5도를 기록해 올해 더위도 만만치 않음을 예보했다. 무더위가 순위싸움의 최대 변수가 됐다.
2연속 우승 노리는 LG, WBC 피해 클수도
다음은 팀별 특징이다(지난해 성적순).
*LG; WBC 대표팀에 7명이나 차출, 피해가 만만찮아 2연속 통합 우승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 아무리 ‘염갈량’ 염경엽감독도 선수들 컨디션 체크에 애를 먹고 있어 시즌 초반 레이스를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다. 대표선수들이 큰 대회 출전의 자신감으로 무장한 것은 보이지 않는 자산.
*한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쳐 올해 우승이 아니면 ‘불명예 덤터기’를 쓸 이상한 팀이 됐다. 거기에다 3명에 달하는 감독 출신 코치진, 노시환(26)의 ‘11년 307억원 계약’ 등 화제거리 만발이다. 특히 노시환이 지난해 성적(32홈런, 101타점, 타율 0.260)을 넘어서지 못하면 팀워크를 해칠 가능성이 높다. 부진할 경우, 본인도 괴롭지만 이를 지켜보는 동료들에게 끼칠 폐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치 드림팀’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SSG; 왼쪽 어깨 수술로 재활에 최소 6개월이 걸리는 에이스 김광현(38)의 결장이 뼈아프다. 하지만 김광현은 지난해 10승(10패)에 그치는 등 하락세여서 그가 빠졌다고 전력에 큰 손실은 없을듯. 노장 선수들이 많다는건 장점이자 단점. 지난 시즌 예상밖으로 팀을 3위로 이끈 이숭용감독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삼성; 리그 최상급 타선으로 홈런과 장타력이 장점이나 투수진 기복이 심한게 흠.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팀’이지만 2014년 이후 우승이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는 속담을 박진만감독이 귀담아 들어야 할 듯.
외딴섬 캠프 차린 KIA, 하위권 처질수도
*NC; 홈구장 일부 붕괴로 지난해 초반 ‘떠돌이 생활’을 했음에도 비록 5위지만 가을야구에 동참한 것은 ‘호부지’ 이호준감독의 형님 리더십 덕분. 올해도 상위권 팀들을 괴롭히며 중간 정도의 순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T; 지난해 LG 중심타자 김현수(38)를 3년 최대 50억원에 영입해 WBC 스타 안현민(23)과 쌍두마차를 이룬게 타선의 특징.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이강철감독이 다분히 성적을 의식해 노장 선수 중심으로 팀을 이끄는게 변수.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이감독의 소원대로 계약 연장에 성공, KT에서 지도자 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할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신인급 육성 실패로 팀이 2,3년 어려워질수 있다.
*롯데; ‘도박장 파동’의 여파로 기존 선수들이 분발, 시범경기에서 경기당 6.6득점의 화끈한 타력을 과시했으나 이는 ‘원맨쇼’에 그칠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모그룹의 지원 열세로 FA 등 외부 영입 선수가 없다는게 전력의 마이너스 요건. 김태형감독의 지혜가 절실한 형편이다.
*KIA; 2년전 한국시리즈 우승에서 1년만에 8위로 추락했지만 올해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급 유격수 박찬호(31)의 이적을 방치하다시피 한데다 외부 영입은 사실상 제로. 스프링캠프를 일본 규슈 남쪽 아마미오시마라는 외딴섬에서 진행한것도 선수들의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캠프의 최대 목표는 성실한 훈련이지만 관광을 겸한 휴식이 없으면 훈련 효과가 떨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 김도영의 활약이 KIA 팬들의 위안거리가 될 듯.
*두산; 박찬호를 4년 최대 80억원에 영입해 센터라인을 보강한게 큰 장점. 뛰어난 에이스가 없다는 게 상위권 진출에 발목이 잡힐수 있다. 2022년 SSG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냈던 김원형감독이 2년 쉬는 동안, 사령탑 복귀를 철저히 준비한 것은 호재다.
*키움; 2023년 이후 4연속 10위가 확실하다는건 초보 팬들도 점칠수 있다. 팀의 특색이 유망주가 많다는 것인데, 이는 ‘주전 부재, 전력 약화’의 다른 말이다. 전반적인 야구팬 증가로 홈경기때 80% 이상 좌석을 채울수 있다는게 그나마 팀으로서는 위안거리.
&위에 적은 팀별 특징을 정리해볼 때 필자는 ‘3강(LG 한화 KT), 4중(두산 삼성 SSG NC) 3약(KIA 롯데 키움)’으로 순위를 예상한다. 모 해설위원은 1강(LG) 8중 1약(키움)의 극단적 순위를 점치기도 하지만 LG 한화 KT 삼성 전력이 앞서 있는건 사실.
지난해 사상 최다인 연간 관중 1200만명 돌파(1231만 2519명)에 이어 올해는 1300만명 육박이 유력시된다. 롯데 도박장 파동, WBC 0대10 콜드게임패(8강 도미니카전)의 악재를 딛고 시범경기에서 역대 최다인 44만명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마시고, 춤추고, 노래부르는 ‘세계 최대의 노래방’을 앞세운 ‘아이돌 야구’는 누구도 말릴수 없어 보인다. 그래서 삶이 팍팍해도 팬들은 7개월간 “야구땜시” 즐겁게 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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