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흉기 들고 담 넘은 23세 자위대원, 중일 외교 현안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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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도쿄 주재 중국대사관에 현역 육상자위대 간부가 침입한 사건이 일본과 중국 사이의 외교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

니혼TV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시청은 지난 24일 오전 9시쯤 도쿄도 미나토구에 위치한 주일 중국대사관 부지에 무단으로 들어간 혐의로 미야자키현 주둔지 소속 23세 육상자위대 3등육위 무라타 고다이(村田 晃大)를 체포했다. 3등육위는 한국군 계급으로 보면 소위에 해당하는 초급 장교다. 대사관 직원이 부지 안에 있던 무라타를 발견해 제지했고, 현장에서는 그가 반입한 것으로 보이는 흉기도 발견됐다.

25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이 중국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히고 있다/니혼TV 보도화면 캡쳐(포인트경제)
25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이 중국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히고 있다/니혼TV 보도화면 캡쳐(포인트경제)

침입 경위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무라타는 대사관 인접 건물 쪽에서 담을 넘어 부지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대사관 직원들이 현장에서 그를 붙잡았고, 이후 경찰이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내 수풀이나 화단 부근에서는 흉기가 발견됐으며, 이 흉기는 칼날 길이 약 18센티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전날의 동선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무라타는 범행 전날 근무지를 벗어나 신칸센으로 도쿄에 올라온 뒤 도쿄역 주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역 인근에서 흉기를 구입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온 가운데, 수사당국은 사전 준비 여부와 상경 경위, 단독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범행 동기 역시 비교적 구체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라타는 조사에서 “중국대사를 만나 의견을 전하고 싶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 측의 대일 강경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사람을 해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으며,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상대를 놀라게 하려 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2월 22일 베이징에서 발언하는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마이니치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2025년 12월 22일 베이징에서 발언하는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마이니치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중국 측 반응은 강경했다. 중국 외교부는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책임 규명을 일본 측에 요구했다. 일본 언론은 중국 외교부가 이번 사안을 발표하면서 침입자가 위법성을 인정했으며, 이른바 “신의 이름”으로 중국 외교관 살해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일본 우경화의 징후로 해석하고 있으며, 공산당 기관지 계열 매체도 일본의 군비 증강과 맞물려 우려를 키우는 논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SNS에서도 충격과 반발이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기하라 미노루(木原 稔)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법을 준수해야 할 자위관이 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으로부터 재발 방지 요청이 있었고, 일본 정부가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경찰관을 증강 배치하는 등 이미 경계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겨우 안정돼 가던 중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무단침입을 넘어 현역 자위관이 외국 공관에 흉기를 지닌 채 들어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외교공관 경비 체계의 허점, 자위대 인원 관리 문제, 최근 다소 관리 국면에 들어가던 중일 관계에 미칠 부담까지 함께 드러냈다는 점에서 후속 논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시청은 범행 동기와 준비 과정, 흉기 반입 경위 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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