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수사', 오래됐다고 다 묵은지는 아니죠 [강다윤의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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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끝장수사' 포스터/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러게, 제 때 꺼냈어야 했는데.

영화 '끝장수사'(감독 박철환)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와 서울로 끝장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범죄 수사극이다.

시작부터 군더더기가 없다. 잘 나가던 광역수사대 에이스 재혁이 어떻게 좌천됐는지는 장황한 설명 대신 투박하지만 정겨운 애니메이션으로 훑고 지나간다. 촘촘할 필요는 없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를 빠르게 요약한다. 이 영화가 어떤 맛으로 승부를 보려는지 초반부터 분명하다.

본격적인 재미는 재혁과 중호가 만나며 살아난다. 헐랭해 보이지만 노련한 베테랑 재혁과, 잘난 맛은 있지만 어설픈 신입 중호는 티격태격 부딪히며 '혐관' 케미를 쌓는다. 두 사람은 우연히 발견한 살인사건의 단서를 계기로 진범을 쫓으며 진짜 파트너로 거듭난다.

일본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국내 유사 사례들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이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개연성을 더하는 장치일 뿐이다. '끝장수사'의 포인트는 재혁과 중호, 두 형사가 차곡차곡 버디무비의 익숙한 맛을 내는 데 있다.

냉철하지만 사랑스러운 검사 이솜, 친근한 이미지를 벗어던진 '대세' 윤경호, 뜻밖의 반전을 품은 엘리트 형사 조한철까지 알차다.

영화는 매끄럽고 세련됐다기보다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만큼 편하다. 살인사건을 다루지만 불필요하게 잔인하지도 않다. 곳곳에는 툭툭 던져둔 것부터 필사의 일격을 노린 것까지 다양한 웃음 포인트가 깔려있다. 특별히 새롭지는 않아도, 능숙한 배우들이 익숙한 재료를 유쾌하게 버무린다.

다만 이 모든 이야기에는 '7년 전'이라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끝장수사'는 2019년 크랭크업 뒤 '출장수사'라는 제목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와 주연 배성우의 음주운전 이슈로 7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결국 영화의 장점조차 지금 시점에서는 제맛을 내지 못한다. 가볍고 경쾌하게 먹혔을 요소들이, 너무 늦게 상에 오른 탓에 맛이 덜 산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봐도 결국 아쉬움이 남는다. 재료들은 나쁘지 않고,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제때 꺼내지 못했다. 음주운전을 한 배성우가 형사로 등장한다는 점 역시 기시감을 피하기 어렵다.

온 가족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오래 묵는다고 다 맛이 드는 건 아니다. 제 때 상에 올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 묵은지라기보다 타이밍을 놓친 한 접시다.

4월 2일 개봉. 러닝타임 97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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