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격 대반전. KIA 타이거즈가 시범경기 최소실책 1위를 차지했다.
KIA 타이거즈는 시범경기를 9위로 마쳤다. 시범경기 전이나 시범경기를 마친 현 시점에서나 야구 전문가들은 누구도 KIA를 5강 후보로 꼽지 않는다. 2024시즌 챔피언의 굴욕이지만, 이 또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작년 8위라는 성적에 최형우(삼성 라이온즈)와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떠났다. 5강 후보에서 제외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야구공은 둥글고 야구는 인생과 같아서 언제 누구에게 반전이 있을지 알 수 없다. 만약 KIA가 올해 5강에 간다면, 대반전의 시작은 수비일 가능성이 크다. KIA는 시범경기 12경기서 실책을 단 3개만 범했다. 최소실책 1위를 차지했다.
KIA는 통합우승한 2024년 146실책, 8위로 추락한 2025시즌엔 123실책으로 2년 연속 최다실책 1위라는 오명을 썼다. 2024년은 강력한 타격의 힘, 물 셀 틈 없는 마운드의 조화로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들, 심지어 실책으로 내준 점수를 완벽하게 만회했다. 실책으로 1점 주면 최강의 타선이 2점을 뽑았고, 투수들이 또 다른 위기를 어떻게든 막았다.
그러나 야수 줄부상에 시달린 2025년엔 그럴 힘이 없었다. 실책으로 주자가 쌓이고, 실점을 하자 패배가 쭉쭉 누적됐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팔을 걷어붙였다. 2025시즌 막판부터 사실상 5강 레이스에서 제외되자 홈 경기를 앞두고 특별 수비훈련을 시작했다. 풀타임 1루수를 준비하는 오선우는 이 이간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았다.
2025시즌이 끝나고 오키나와 킨 베이스볼스타디움으로 옮겨 강도 높은 마무리훈련을 했다. 마무리캠프를 다녀온 대다수 선수가 역대 최강의 훈련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훈련의 대부분은 수비였다. 이범호 감독은 이미 시즌 막판부터 효과적으로 수비훈련을 하는 방법에 대해 수비코치들과 고민하고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2024시즌을 마치고서도 마무리훈련에서 수비훈련을 많이 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통합우승 이후 구단 안팎으로 행사가 많았고, 마무리훈련을 거의 직접 지휘하지 못했다. 담당코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2024년 마무리훈련과 2025년 마무리훈련은 차원이 달랐다는 게 내부의 증언이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 마무리훈련을 풀타임으로 빡빡하게 지휘했다.
그리고 그 기조는 올해 스프링캠프로 이어졌다. 오키나와는 어차피 실전 위주의 시간이었고, 메인 훈련은 아마미오시마에서 진행됐다. 미국 어바인에서 진행한 2025년 스프링캠프는 현지 구장 사정으로 야간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마미오시마에선 달랐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실제 대다수 선수가 야간훈련을 밥 먹듯 소화했다. 물론 야간까지 수비훈련을 했던 건 아니지만, 아침과 오전, 오후에 틈만 나면 수비훈련을 했다.
2년만에 1군에 돌아온 박기남 수비코치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개개인을 붙잡고 디테일하게 지도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특히 오선우와 윤도현이 정말 땀을 많이 흘렸다. 김도영도 오키나와 대표팀 훈련에 넘어가기 전까진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박기남 코치는 개개인에게 때로는 농담도 하고, 때로는 강하게 질책도 하는 등 선수들을 잘 리드했다.
외부에서 모셔온 김연훈 외야수비코치는 색다른 훈련법을 가져와 신선함을 주입했다. 테니스 라켓과 테니스 공이 등장했고, 매번 내기를 넣어 대결하는 양상의 훈련을 진행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서 KIA 수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범경기기간에도 박기남, 김연훈 코치가 경기 후 선수들에게 따로 피드백을 해주는 모습을 수 차례 봤다. 실책으로 기록은 안 됐지만, 중계플레이 시 커트맨 역할을 하지 않은 한 내야수에게 지적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이제 시범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12경기서 3실책, 최소 1위. 사실 어느 팀이든 그렇게 할 수 있고 프로라면 그래야 한다. KIA의 수비가 진짜 단단해졌는지 확인하려면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러봐야 한다. 아직 KIA의 수비가 좋아졌다고 판단하는 건 이르다.
그러나 시범경기서 KIA 야수들의 몸 놀림이 예전과 달라진 건 분명했다. 내야의 핵심 박찬호가 떠났음에도 수비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백업멤버들의 움직임이 좋았다. 전력이 강하지 않은 올 시즌, 안 줘야 할 점수를 안 줘야 5강행 승부수를 걸 수 있다. 단순계산을 해봐도 올 시즌 실책 하나는 지난 1~2년 전의 그것과 가치가 다르다. 그런 점에서 KIA의 시범경기 최소실책 1위는 의미를 과도하게 해석해선 안 되지만 간과할 필요도 없다.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홈 4연전 기간 “선수들이 그동안 수비 펑고를 많이 받았고, 수비를 잘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뛰고 있다. 백업으로 나가야 하는 선수(박민, 김규성, 정현창, 윤도현, 박재현, 박정우 등등)들은 공이 10개 가면 10개 다 깔끔하게 해줘야 한다. 그 친구들에게 수비 훈련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그런 친구들이 나갈 때 실수가 있으면 안 된다. 수비코치도 어떻게 하면 실책을 안 할까 고민하고 있다. 선수들의 마인드와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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