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경영권 사수에도 불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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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 끝에 경영권을 수성했다. / 뉴시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 끝에 경영권을 수성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 끝에 경영권을 수성했다. 다만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수 지위를 유지했지만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 역시 의석을 추가로 확보하며 이사회 내 영향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마음을 얻어내지 못한 것도 부담으로 거론된다.

◇ 이사회 과반 사수… 영풍·MBK 의석수 확대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 5명을 신규 선임했다. 이날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최 회장과 황덕남 이사회 의장은 재선임됐다. 이어 미국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가 신규 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여기에 MBK·영풍 측 추천 후보인 최연석·이선숙 후보도 이사로 새롭게 선임됐다.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은 이사 선임 규모를 놓고 이번 주총에서 맞붙었다. 최 회장 측은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6명 중 5명만 먼저 선임하고 나머지 1명은 감사위원으로 추후 분리 선출하자며 ‘5인 선임안’을 내세웠다. 상법 개정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전했지만 이사회 의석수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영풍·MBK 측은 6명의 이사 자리를 모두 채워야 한다며 ‘6명 선임안’을 상정했다. 

치열한 표대결 결과, ‘5인 선임안’이 최종 가결됐다. 이사 선임은 집중투표제로 통해 다득표순으로 결정됐다. 최 회장은 다득표순 2위를 차지하면서 재선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석, 영풍·MBK 측은 5석 구도로 재편됐다. 미국 측 이사를 제외한다고 하면 최 회장 측 8석, 영풍·MBK 측은 5석 구도다. 최 회장 측은 이사회 의석수 과반 지위를 수성했지만 이전보다는 의석수 격차가 좁혀지게 됐다. 

기존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인사 11명과 영풍·MBK 측 인사 4명으로 구도였다. 최 회장 측은 이전보다 의석수가 좁혀졌고 영풍·MBK 측은 추가로 의석수를 확대했다. 영풍·MBK 측은 의석수 추가 확보와 관련해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이 제안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이민호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려던 의안은 자동 폐기됐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 뉴시스

◇ 국민연금, 최윤범 회장 재선임 안건 의결권 미행사 

최 회장은 2024년부터 영풍·MBK연합 측과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대대적인 지분 확보 경쟁을 벌임과 동시에 각종 사안을 놓고 맞붙고 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이번 재선임 과정도 순탄치 못했다. 영풍·MBK연합 측이 최 회장과 관련한 거버넌스와 사법리스크 문제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자격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최 회장의 재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불확실성이 부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한국ESG기준원(KCGS)은 거버너스와 주주권익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여기에 고려아연 지분 5.2%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마음을 설득하지 못한 점도 장기적인 부담으로 거론된다. 국민연금은 최 회장의 재선임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반대 사유로는 기업 가치 훼손과 주주 권익 침해 이슈가 제시됐다. 

이번 주총에서 각종 거버넌스 이슈가 제시된 점은 최 회장 체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주총에선 영풍·MBK 측이 주주 제안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 퇴직금 지급 대상인 ‘회장’의 범주에서 ‘명예회장’을 명시적으로 제외(불포함)한 것이 개정 내용의 핵심이다. 영풍·MBK 측은 최 회장의 숙부인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에게 지급되던 과도한 퇴직금 적립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명예회장을 포함한 회장 직급에 대해 ‘재임 1년당 4배’라는 지급률을 적용해 퇴직금을 적립하고 있었다. 여기에 명예회장 연봉은 대표이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0억원대에 달해 과도한 보수 체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는 게 영풍·MBK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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