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여파, 주연배우 음주운전 논란 등으로 표류했던 영화 ‘끝장수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고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익숙한 버디 수사극의 틀 위에 영리한 캐릭터 플레이와 끊임없는 변주를 더해 시간의 간극을 무색하게 한다.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 분)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 분)와 서울로 끝장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수사극이다. 디즈니+ ‘그리드’ ‘지배종’ 등 장르물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해 온 박철환 감독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당초 ‘출장수사’라는 제목으로 2019년 촬영을 마친 ‘끝장수사’는 코로나19 여파와 주연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 등으로 7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2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끝장수사’는 전형적인 수사극의 틀을 따르면서도, 사건의 방향을 끊임없이 뒤집는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로 익숙한 장르의 리듬을 비틀며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냈다.
박철환 감독은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장르영화를 잘 만들고 싶었는데 잘 만든 장르영화라는 것은 자기 리듬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흐름은 익숙하더라도 ‘엇박’을 줄 수 있는 장르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런 점에서 결과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하나의 사건, 두 명의 용의자’라는 설정으로 출발하는 영화는 진범을 좁혀가는 대신 의심의 방향이 계속 갈라지는 구조를 통해 추적의 긴장감을 끌고 간다. 특히 현실과 맞닿아 있는 사건 설정이 개연성을 높이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에 대해 박철환 감독은 “실제 사건 취재를 많이 했는데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은 이미 영화화가 많이 돼서 차별성을 두기 위해 일본 사건을 참고했다. 또 사건 자체에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사건만을 따라가기엔 부족하다고 느껴서 다른 연결된 사건들도 신경을 많이 쓰면서 글을 썼다”고 했다.
배성우부터 정가람·이솜·조한철·윤경호까지 배우들 역시 밀도 있는 연기로 극을 단단하게 채운다. 대부분의 인물이 다층적인 면모를 지녔는데, 이를 유연하게 풀어낸 이들의 연기가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강화한다.
특히 인생도 수사도 꼬일 대로 꼬여버린 베테랑 형사 재혁을 연기한 배성우는 특유의 리듬감 있는 연기와 에너지로 인물의 생동감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과거 음주운전 논란 이후 스크린에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그의 연기와 배우 개인을 어디까지 분리해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관객 각자의 판단으로 남는다.
이날 현장에서도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배우를 둘러싼 여러 맥락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배성우의 발언이 이어질 때 이목이 집중됐다. 배성우도 이를 의식한 듯 조심스럽고 차분한 태도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제가 잘못을 해서 이 작품이 이렇게 늦게 개봉하게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크다. 감사하고도 미안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조심스럽게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보는 관객이 재미든 의미든 찾아갔으면 좋겠다. 보는 분들의 무언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를 통해 정말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러 변수 속에서 뒤늦게 관객과 만나게 된 ‘끝장수사’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오는 4월 2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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