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소추안이 겨눈 5가지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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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주요 내용. 소추안은 사건 배당 과정과 소부 심리, 상고심 판단, 판례 적용, 국회 위증 및 비상계엄 대응 등을 위헌·위법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주요 내용. 소추안은 사건 배당 과정과 소부 심리, 상고심 판단, 판례 적용, 국회 위증 및 비상계엄 대응 등을 위헌·위법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이 다음 주 발의될 전망이다. 이번 탄핵안은 판결 결과가 아니라 사건 배당과 심리, 판단 과정 전반이 헌법과 법률을 벗어났는지를 겨냥하고 있다. 쟁점은 단순하다. 재판이 독립적으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그 이전 단계에서 이미 방향이 정해졌는지다. 국회 안팎에선 이미 발의 정족수를 확보한 상태로 절차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 논쟁은 이미 시작됐지만 이번 탄핵안의 무게중심은 정치 공방보다 재판 과정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란 점에서 관심이 주목된다.

◇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 임박… 국회의원 112명 참여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 모임’에서는 발의 일정과 내용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발의 참여 의원은 112명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단독 발의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날 의원 모임에서 발제를 맡은 김경호 변호사는 이번 사안을 “사법 역사에서 중대한 분기점이 될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으로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의 이례성 △심리의 적정성 △비정상적으로 빠른 사건 처리 속도를 제시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이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후 대법원으로 올라간 사건으로, 통상적인 절차라면 기록 접수와 배당, 심리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기록 접수, 전원합의체 회부, 심리와 선고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이 9일 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집중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특히 사건 처리 속도와 절차 흐름에 대한 의문이 집중됐다. 항소심 이후 짧은 기간 안에 기록 접수와 심리가 이뤄졌고(두 번의 심리만 진행),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서도 이례적인 절차(소부 배당전 전원합의체 심리기일 먼저 지정 정황 등)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참석 의원들은 이를 단순한 속도 문제가 아니라 재판 구조 자체의 문제로 규정했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탄핵을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 헌법상 견제 기능으로 봐야 한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사법부가 스스로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국회가 개입하는 것이 삼권분립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탄핵 절차를 통해 재판 과정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도 형성됐다.

김경호 변호사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 모임에서 발제를 통해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의 이례성, 심리의 적정성, 이례적으로 빠른 사건 처리 속도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 뉴시스
김경호 변호사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 모임에서 발제를 통해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의 이례성, 심리의 적정성, 이례적으로 빠른 사건 처리 속도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 뉴시스

이날 논의된 탄핵안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처리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12·3 비상계엄 전후 대응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상고심 사건이다. 탄핵소추안은 사건 배당부터 판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탄핵소추안이 겨눈 5가지 위헌·위법 사유

탄핵소추안이 겨눈 쟁점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사건 배당 이전 단계다. 소추안은 정식 배당이 이뤄지기 전에 특정 재판연구관 조직이 사건을 먼저 검토했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내부 검토의 범위를 넘었는지가 핵심이다. 재판부가 구성되기 전에 사건 기록 검토가 이뤄졌다면, 재판의 출발선 자체가 흔들린다는 문제 제기다.

두 번째는 소부 심리의 실질성이다. 소추안은 사건이 소부에 배당되긴 했지만, 불과 2시간 만에 전원합의체로 회부되면서 실질적인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다. 소부의 ‘먼저 심리’ 원칙이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소부는 대법관들이 독립적으로 사건을 검토하는 단계인데,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이후 판단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세 번째는 상고심의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법률심이라는 점에서 하급심의 사실 판단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소추안은 이번 판결이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이는 법리 판단을 넘어 사실 판단에 가까운 영역이라는 지적이다.

세 번째는 상고심의 한계 일탈 여부다. 소추안은 대법원이 항소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법리만 따진 것이 아니라, 발언의 의미와 성격을 다시 가려 사실상 사실판단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1·2심이 직접 증거와 진술을 살펴 판단하는 사실심이라면, 대법원은 그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었는지를 보는 법률심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대법원이 그 경계를 넘었다는 게 소추안의 문제의식이다. 특히 예외적으로 사실오인을 다툴 수 있는 중형 사건도 아닌데 대법원이 사실심처럼 움직였다는 점에서 소추안은 이를 상고심 구조 자체를 흔든 위법한 판단으로 보고 있다.

김태년, 이재강,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준형 조국혁신당,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김태년, 이재강,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준형 조국혁신당,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네 번째는 판례와 결론 사이의 간극이다. 소추안은 기존 판례를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결론을 뒤집은 점을 지적한다. 통상 전원합의체는 판례를 변경할 때 그 이유와 기준을 명확히 밝히고 새로운 판단 틀을 제시한다. 반대로 판례를 유지한다면 기존 기준에 따라 같은 방향의 결론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판례를 바꾸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결과는 달라졌다는 것이 소추안의 문제 제기다. 기존 법리를 그대로 적용했다면 항소심 판단이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결론만 뒤집혔다면 그 사이를 설명할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쟁점은 법리 해석과 결론에 영향을 준 다른 요인이 있었는지 여부로까지 이어진다.

다섯 번째는 국회 위증과 비상계엄 사태 대응이다. 소추안은 사건 배당 과정과 관련한 국정감사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배당 절차와 사전 검토 여부를 둘러싼 설명이 실제 기록과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단순한 사실관계 논란 뿐만 아니라 국회를 상대로 한 위증 여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소추안은 또 12·3 비상계엄 전후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수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다. 내란 관련 사건 처리 과정에서 사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묻는 구조다. 이 쟁점은 앞선 재판 절차 문제와 달리 사법부 수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헌법적 책무를 둘러싼 문제로 연결된다.

이제 관건은 국회 표결을 거쳐 헌법재판소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발의 정족수는 이미 확보된 만큼 탄핵 절차는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정치권에서는 사안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정쟁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헌정 질서를 둘러싼 격변을 겪은 상황에서 또다시 대법원장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사안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여론 향배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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