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의가 24일 개최된 가운데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 변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풍·MBK 파트너스 측은 표 대결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해 고려아연 측이 지난해 주총에서 적용된 기준과 다른 방식을 적용하는 편법을 동원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주총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의 경영권 분쟁에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 만큼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핵심 안건은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의 안건’이다. 최 회장 측은 5명의 이사 선임안을, 영풍·MBK 측은 6명의 선임안을 각각 상정했다. 투표 결과, 최 회장 측이 제안한 5명의 이사 선임안건이 최종 가결됐다. 최 회장 측이 제안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은 부결됐다.
이날 양측은 치열하게 맞붙였다.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 변경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측이 지난해 주총에서 적용된 기준과 다른 방식을 적용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방식 기준이 논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영풍·MBK 측은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지만,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는 특정 후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행사되지 않은 표가 발생하는데, 이를 그대로 인정할지, 아니면 비례적으로 재배분할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MBK 측의 설명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총에선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을 그대로 인정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기준을 확정했다. 즉 지난해엔 미행사된 의결권을 별도로 재배분하지 않고, 실제 행사된 표만을 기준으로 결과를 산정하는 방식을 적용한 셈이다.
문제는 이번 주총에선 기존 기준을 뒤집었다는 게 영풍의 주장이다. 즉, 기존과 달리 과소표결된 의결권까지 포함해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프로라타(pro rata)’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존 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영풍 측은 해당 기준 변경이 표 대결 국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당사는 표결과 관련해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한편 외부전문가들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주주총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BK·영풍 측의 주장은 외국인 주주분들의 찬성과 반대의 규모나 유불리를 따져 자신들이 불리하거나 지지를 적게 받을 것을 추측하고 예단해 주장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의 분쟁은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양측은 치열한 지분 싸움을 벌인 뒤 이사회 지배력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이번 주총 이후에도 양측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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