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글로벌 설계·엔지니어링 회사와의 협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필두로 공사비, 금융 조건 중심으로 전개된 과거 수주 경쟁과는 달리 최근에는 △외관 특화 △조망 설계 △구조 안전성 △조경·커뮤니티 완성도까지 묶은 '종합 제안'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반포·압구정·성수 등과 같이 상징성이 큰 사업지일수록 지역 대표성을 담을 수 있는 랜드마크 설계 역량이 조합 표심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물산(028260)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사업을 위해 미국 건축설계사 SMDP와 협업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한강 조망·채광을 극대화한 단지 배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 △단지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공용 동선·커뮤니티 설계 등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임철진 삼성물산 주택영업본부장은 "반포지역 내 6개 단지(신반포3차, 경남 등) 통합재건축사업을 통해 완성한 국내 최정상 프리미엄 아파트 원베일리 사업 노하우를 총동원할 예정"이라며 "삼성물산만의 압도적 사업 역량을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반포19·25차는 신반포19차·25차와 한신진일, 잠원CJ아파트를 통합해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향후 재건축사업을 통해 지하 4층~지상 49층 7개동 6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반포권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글로벌 설계사를 앞세워 상징성을 키우겠다는 전략이 보다 분명해진 셈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압구정4구역에서도 글로벌 협업 카드를 꺼낸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영국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손잡고 '압구정 최고' 수준 설계를 추진하겠다고 자신했다.
삼성물산은 고급화 수준에서 나아가 도시 구조·환경·기술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디자인 전략을 제시했다. 압구정 재건축이 신축 사업을 넘어 서울 한강변 주거지 위상과 도시 경관을 재편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글로벌 설계사 명성과 레퍼런스를 통해 조합원 설득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짙게 반영된 행보다.
현대건설(000720) 역시 압구정 수주전에서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3구역에서는 RAMSA와 모포시스를, 5구역의 경우 RSHP를 각각 협업 파트너로 내세운 것이다.
현대건설은 구역별 입지 특성·정체성을 반영한 하이엔드 주거 솔루션을 제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압구정 수주전이 단일 브랜드 경쟁이 아닌, 구역 특성에 맞는 글로벌 설계 조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의 경쟁으로까지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DL이앤씨(375500) 역시 압구정5구역 시공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설계 리더' 아르카디스 및 '초고층 구조 기술 기업' 에이럽(ARUP) 등과의 협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성수권에서는 글로벌 협업 범위가 더욱 넓어지는 모습이다.
GS건설(006360)은 성수1지구 재개발 수주를 위해 '세계적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립한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 협업에 나섰다. 더불어 초고층 주거시설 설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이럽과도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해당 전략 역시 단순 주거단지 조성이 아니라 '100년 랜드마크' 구현에 맞췄다는 데 GS건설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047040)의 경우 성수4지구에서 △미국 마이어 아키텍츠 △영국 아룹 △영국 그랜트 어소시에이츠와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설계·구조·조경을 각각 파트너와 분담하는 방식으로, 초고층 안전성과 공간 완성도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글로벌 회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도시정비사업의 성격 변화가 자리한다.
사실 서울 핵심지 도시정비사업은 더 이상 노후 주거지를 새로 짓는 차원이 아니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실제 사업지별로 △한강 조망 △스카이라인 △지역 상권과의 연계 △상징적 외관 △하이엔드 주거 서비스 등이 같이 평가받으며 조합원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즉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가치를 제시하느냐'를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글로벌 설계사와 엔지니어링사, 조경회사를 내세우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세계적 파트너의 참여는 설계 상징성·차별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동시에 향후 자산가치 기대를 높이는 수단으로도 기능한다.
물론 화려한 협업 구도가 수주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설계 특화는 공사비·사업비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인허가 현실성 △사업성 △조합원 분담금 △공사기간 △금융 지원 조건 등이 함께 검토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전에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을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미래 도시경관 및 지역 상징성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로 접근하고 있다"라며 "반포와 압구정, 성수에서 나타나는 잇단 글로벌 협업은 향후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 기본 문법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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