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비교는 본질 흐리기”… 영풍, 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거버넌스 리스크’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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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측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실적 비교론을 “쟁점 흐리기”로 규정하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최윤범 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한 이유인 ‘사법 리스크’와 ‘의사결정 구조의 왜곡’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은 영풍 본사 전경. / 영풍 
영풍 측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실적 비교론을 “쟁점 흐리기”로 규정하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최윤범 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한 이유인 ‘사법 리스크’와 ‘의사결정 구조의 왜곡’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은 영풍 본사 전경. / 영풍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주주인 영풍과 경영진 간의 공방이 ‘경영 능력’ 논쟁에서 ‘지배구조(거버넌스)의 불투명성’ 문제로 급격히 옮겨붙고 있다. 영풍 측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실적 비교론을 “쟁점 흐리기”로 규정하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최윤범 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한 이유인 ‘사법 리스크’와 ‘의사결정 구조의 왜곡’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 “고려아연 주총 본질은 지배구조 리스크”

19일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총의 핵심은 특정 계열사와의 과거 실적 비교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영풍 관계자는 “논의의 초점은 특정 계열사와의 과거 시기의 실적 비교가 아니라, 소수주주로서 경영대리인에 불과한 최윤범 회장 중심의 왜곡된 지배구조 문제와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판단”이라면서 “이번 주총의 본질은 경영 성과가 아닌 지배구조와 관련된 리스크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을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평가의 장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잇따라 현 경영진 안건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논쟁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 한국ESG기준원(KCGS)은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특히 KCGS는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입된 약 5,600억원의 자금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특정 사모펀드에 지분율 96.7%에 달하는 자금을 몰아준 것은 일반적인 투자 관행을 벗어난 ‘대리인 문제’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해당 투자가 이사회 심의 없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진 개인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역시 유사한 문제의식을 내놨다. ISS는 이번 주총을 ‘지배구조의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계기’로 평가하며, 현 경영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최 회장의 개인적 인맥과 회사 자금 운용의 상관관계다. 영풍은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선행 투자한 기업들에 고려아연의 법인 자금이 시차를 두고 유입된 정황을 ‘이해상충의 극치’로 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에 투입된 800억원과 청호컴넷 자회사 매각 과정에 들어간 200억원 등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금융감독원이 현재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손실 누락 및 이그니오홀딩스 가치 평가와 관련해 감리를 진행 중인 점도 향후 고려아연 경영진에 커다란 심리적·법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단기적인 경영권 다툼을 넘어, 상장사의 자금 운용 투명성과 이사회 견제 기능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영풍은 최근 자신들의 실적 부진을 부각하는 기사들이 특정 시점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합리적 의구심이 든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유사한 논리와 표현이 반복되는 기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보도되는 것은 통상적인 취재의 결과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결국 이번 고려아연 주총은 표 대결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 영풍은 “훼손된 주주 가치를 회복하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사실관계 왜곡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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