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가 4월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하고 나섰다. 중동사태 여파로 국제유가와 싱가포르 현물시장 석유제품 기준가격(MOPS), 달러 환율 등이 동시에 치솟은 결과다. 이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던 소비자들은 3월 내에 항공권을 서둘러 구매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당장 항공사들의 1분기 실적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보이지만, 유류할증료 인상이 적용되는 4월은 먹구름이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4월 1∼30일 기간 항공권 유류할증료를 3월 대비 약 3배 정도 인상할 계획임을 알렸다.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는 탑승일과 관계 없이 발권일을 기준으로 변동·적용된다. 아울러 항공권 구매 후 탑승 시점에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더라도 차액을 징수하지 않으며 인하돼도 환급하지 않는다.
즉 6월이든, 10월이든 출발하는 항공권을 3월말까지만 구매하면 인상 전 유류할증료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부터 소비자들은 올해와 내년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는 이유는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준 인천국제공항 출발 항공편의 대권거리가 499마일 이하인 노선들 △후쿠오카·구마모토·미야자키 등 일본 규슈지방 △칭다오·옌타이·선양·연길 중국 동북부 지방 유류할증료는 3월말까지 1만3,500원, 1만4,600원 수준이지만, 다음달부터는 각각 4만2,000원, 4만3,900원으로 인상된다.
인천공항 출발 편도 기준 대권거리가 500∼999마일 구간인 도쿄·오사카·나고야·삿포로·오키나와 등 일본 주요 도시와 중국 베이징·상하이·난징·하얼빈·항저우, 대만 타이베이 등 동북아시아 국가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이 3월 2만1,000원에서 4월 5만7,000원으로 올리고, 아시아나항공도 2만400원에서 6만5,900원으로 인상한다. 사실상 인천∼도쿄·오사카·상하이 등 인기 노선 왕복 기준으로 유류할증료만 10만원 이상이 되는 셈이다.
현재 4월 유류할증료를 공개한 LCC는 진에어와 이스타항공 두 곳이다. LCC는 대권거리 기준이 대형항공사(FSC)와 약간 다르게 적용되는데, LCC의 인천발 기준 오사카(진에어만)·후쿠오카·나고야·가고시마·구마모토·기타큐슈·다카마쓰 노선들의 편도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3월말까지 8∼9달러 수준이지만, 4월부터는 진에어가 25달러, 이스타항공은 29달러까지 인상된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의 인천∼도쿄·삿포로·오키나와·타이베이·상하이 등 노선의 편도 항공편 유류할증료는 현재 11달러로 동일하지만, 4월부터는 35∼37달러로 3배 이상 비싸진다.
마카오와 홍콩, 몽골(울란바토르), 중국 광저우·구이린·선전·시안·청두 등 노선들의 편도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2만5,500원→7만8,000원 △아시아나항공 2만7,700원→8만6,400원으로 인상된다.
동남아 노선인 필리핀 마닐라·세부·클락, 베트남 하노이·다낭 등 1,500∼1,999마일 구간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3만원→9만7,500원 △아시아나항공 3만4,900원→10만6,900원으로 오르며, 대권거리 2,000∼2,499마일 구간인 베트남 호치민·나트랑·푸꾸옥, 태국 방콕·치앙마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노선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유류할증료를 4만800원에서 12만7,400원으로 인상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2,000∼2,499마일 구간 노선을 포함해 2,900마일까지 구간에 속하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괌 등 노선의 유류할증료를 3만9,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올린다.
홍콩이나 마카오, 그리고 동남아 노선을 왕복으로 이용하면 기름값만 최소 15만원 안팎 수준이며, 노선에 따라서는 유류할증료만 25만원에 달한다.
미주와 유럽, 호주 등 장거리 노선은 체감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3월말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10만원 미만이지만, 4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이 25만원대로 오른다. 대한항공은 미국 서부와 유럽, 호주, 캐나다 밴쿠버 노선에 대해 편도 기름값이 27만원대, 미국 중부·동부 지역은 30만3,000원으로 대폭 인상된다. 미국이나 유럽 왕복 기름값만 50만원, 60만원 수준이 되는 셈이다.
항공사들은 항공유 구매 대금을 달러로 결제한다. 이러한 만큼 달러 환율이 요동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지경인데,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국제유가까지 치솟게 되면서 한숨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3월 항공업계의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월 유류할증료 인상 전 항공권을 미리 사두려는 분위기가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큼 탑승률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매월 유류비 결제가 이뤄질 때 당시 환율과 유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유류할증료가 치솟는 만큼 항공권 판매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동시에 항공권 판매는 부진해 2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차세대 항공기를 다수 보유한 항공사는 상대적으로 기름값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이 있다. 두 항공사는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8(MAX-8) 기재 도입에 힘쓰고 있으며, 제주항공은 B737-8 기재를 9대 보유 중이며, 이스타항공도 동일 기재를 10대 보유하고 있다.
B737-8은 연료효율이 개선된 LEAP-1B 엔진을 탑재해 기존 B737-800 기종 대비 연료소모량이 약 15% 적고, 정비 효율도 증대됐다. 이는 유류비 및 정비비(메인터넌스 비용) 저감, 오너십 비용 저감 등 총 유지비 감소로 이어져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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