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과징금 규모가 조 단위에서 수천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가 감경 폭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면서 과징금 결론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8일 정례회의에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과징금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관련 과징금 안건을 넘겨받아 심의를 진행해 왔다. 금감원은 당초 약 2조원 수준으로 사전 통보했던 과징금을 세 차례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금융위에 보고한 바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약 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신한은행이 2000억원대, 농협·SC제일은행이 1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위 내부에서는 은행의 책임 범위와 제재 수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추가 감경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추가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제척 기간이 임박한 과태료와 기관 제재 등을 먼저 확정하고 과징금은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별도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금융위 심의 과정에서 피해자 자율배상 노력과 내부통제 강화 조치 등을 강조하며 추가 감경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 일부 민사소송 판결에서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된 점 역시 제재 수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과징금 규모가 금융위 심의 과정에서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감경 후 과징금이 위반 행위로 인한 부당이득액의 10배를 초과할 경우 금융위가 부당이득액의 10배 한도로 추가 감액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이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부담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향후 유사 사고에 대한 제재 기준의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ELS 사태는 2023년 홍콩H지수 급락으로 투자자 약 4조6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 손실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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