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특화 매장’ 확대… 화제성 잡았지만 ‘수익·확장성’은 숙제

마이데일리
명동역 인근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에서 외국인들이 라면을 즐기고 있다. /이마트24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편의점업계가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한 ‘특화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점포를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목적지형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지만, 높은 투자 비용과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러닝 스테이션, 디저트랩, 뉴웨이브, K-푸드랩 등 체험·콘셉트 중심 매장을 앞세워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점포 포화와 매출 성장 둔화 속에서 단순 상품 판매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24는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특화 매장 확대에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최진일 대표 취임 이후 관련 전략을 강화하며 11월 성수동에 신상품과 협업 상품을 시험하는 플래그십 매장 ‘트렌드랩’을 열었다. 이어 이달 성수동 인근에 디저트 특화 매장 ‘서울숲 디저트랩’을, 오는 18일에는 한국 먹거리 체험 매장 ‘K-푸드랩’을 잇따라 선보인다. 연내 2개 특화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CU는 ‘라면 라이브러리’ 성공 사례를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있다. 라면 라이브러리는 다양한 라면을 진열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고 즉석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한 체험형 매장 콘셉트다. 현재 전국 60개 점포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점포에 탈의실과 물품 보관함을 갖춘 ‘러닝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CU는 마곡, 망원, 반포, 잠실 등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같은 모델의 점포 18개를 열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한강 인근 ‘러닝 스테이션’ 콘셉트의 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 내부 모습. /BGF리테일

세븐일레븐은 ‘뉴웨이브’ 가맹 모델을 통해 푸드코트형 카운터와 특화 상품,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점포를 운영하며 젊은 소비층을 겨냥하고 있다. 뉴웨이브는 즉석 조리식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편의점 매장 모델이다. 현재 15개 뉴웨이브 점포를 운영 중이며 연내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한편, 주택가 중심의 신선특화매장(FCS)을 늘리고 있다. 한화이글스, LG트윈스 등 프로 스포츠 구단과 협업한 특화 점포 5곳을 통해 팬덤 마케팅도 강화 중이다.

편의점업계가 특화 매장 전략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시장 포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4사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추가 출점 여력이 사실상 제한된 상황이다. 전년(5만4852개)보다 1586개 감소한 수치로, 연간 점포 수가 줄어든 것은 1988년 국내에 편의점 산업이 도입된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0.1%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단순 상품 판매 중심의 기존 점포 모델만으로는 매출 확대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특화 매장 전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특화 매장이 업계 전반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편의점 매출의 40% 이상이 여전히 담배와 주류 등 반복 구매 상품에서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체험형 매장이 고객 유입을 늘리는 효과는 있지만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양대 서울 캠퍼스 학생복지관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한양대프라자점. /코리아세븐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도 변수다. 러닝, K-팝, 디저트 등 특정 취향을 겨냥한 콘셉트 매장은 초기 화제성은 높지만 관심이 식는 속도도 빠르다. 콘셉트가 유행을 타면 매장 경쟁력이 단기간에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서는 편의점이 단순 상품 판매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 자체는 분명하지만, 특화 매장이 산업 성장의 해법이 될지 일시적 전략에 그칠지는 향후 수익성과 가맹점 운영 현실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특화 매장은 일반 점포보다 인테리어 비용과 운영비가 높아 투자 대비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외국인 관광객 경험 확대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장기적 효과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특화 매장은 매출 극대화 모델이라기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적 거점 성격이 강하다”며 “상권별 특성을 살린 새로운 수요 창출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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